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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구 박사 칼럼, "불탄 나무, 트럼프 의자"

-정성구 박사(전 총신대, 대신대 총장)-


정성구 박사(전 총신대, 대신대 총장)


지난주에는 천년고도 경주에서 치러진 APEC 행사가 있었다. 이 일로 경주는 찬란한 문화도시의 자존심을 살렸고, 거기다가 IT의 기술로 경주는 다시 태어났다. 경주 첨성대에 올려진 형형색색의 오묘한 신비는, 세계인을 동화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했다. 그런데 그 가운데 가장 주목을 받는 이는 뭐니 뭐니 해도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었다. 그는 원래 상술의 달인으로 상대방의 허점을 역발상으로 이용하여 기어이 목적을 달성하고 마는 성격의 소유자라고 한다. 그래서 그가 잠시 한국에 머무는 동안에 어디로 갈 것인지 그의 동선은 언론에 초미의 관심사였다. 그는 두말할 필요가 없는 협상가이자 번쩍이는 지혜로 사람을 압도하는 기술을 가진 분이다. 사실 온 세계 사람들은 그의 변덕스럽고 저돌적인 말을 잘못 이해하여 국가적 손실을 보기도 했다.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통상문제를 마무리하고, 중국의 시진핑 주석을 만나 미·중 간의 무역 협상을 마무리하고 돌아갔다.


그런데 APEC 행사와 관련한 아주 유쾌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 이번 APEC 대행사에 한국의 모 기업이 행한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지난 3월 경북 일대를 덮친 역대 최대 규모의 산불로 말미암아 경북 도민들은 화마와 싸우며 고통 속에서 살아야 했었다. 3월 22일 경북 의성군에서 시작된 불길은, 거센 바람을 타고 안동시와 청송군, 영양군, 영덕군까지 순식간에 집어삼켰다. 그리고 그토록 거센 산불은 149시간 만에 겨우 진화되었다. 그러나 산불로 인한 피해 면적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했다. 서울시의 1.7배에 달하는 10만 4천 헥타르가 완전히 잿더미로 변해 있었고, 불에 타고 거슬린 모든 나무는 땔감으로 쓰일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국내 모 가구 업체가 산불 피해목으로 아주 멋진 사무 기구를 제작해, 금번 경주에서 열린 APEC 정상 회의 때 무료로 기증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있었다. 그렇게 처참하고 불행했던, 그리고 까맣게 거슬리고 불탄 나무를 재생시킨 분은, 전 CBS 보도국 출신으로 코아스 대표이사라고 한다. 그는 「불에 탄 나무를 다시 가구로 만들면서 이재민들이 다시 희망을 되찾고, 숲의 상처가 치유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참으로 놀라운 그의 역발상이었다. 


그는 나무의 탄 부분을 모두 제거하고, 내부의 심지를 파쇄해서 톱밥처럼 만든 다음, 그것을 고열에 눌러 가래떡처럼 길게 늘이면 가공 목재가 된단다. 이 나무는 두께 조절도 되고 고열 처리로 건조하면 화재의 위험도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러한 목재를 가지고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의 의자와 외국에서 온 정상들의 집무실 공간에 가구를 만들어 놓았으니 참으로 기발한 아이디어라 할 수 있다. 경상도 지역 사람들의 눈물이 맺혀있고, 한숨 나게 했던 불탄 쓸모없는 버려진 나무가 트럼프와 APEC 정상 국가 원수들을 맞이하는 아름다운 가구로 재생되었다니 놀라운 일이다. 불탄 나무가 트럼프 대통령과 APEC 지도자들의 테이블과 의자로 변신했으니 참으로 기가 막힌 아이디어였다.


필자는 이 보도를 접하고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 목사로서 여러 가지로 묵상을 해 보았다. 우리는 사실 마른 막대기와 같고, 타다 남은 나무같이 쓸모없는 인생들이었으나,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代贖)의 죽음을 믿음으로 구원에 이를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는 빛나는 그리스도인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나는 이 사건을 생각하면서 깊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타다가 남은 쓸모없는 나무지만, 뭉개지고, 부서지고, 뜨거운 고열로 눌러 새 생명을 얻게 되는 과정이 마치 우리의 중생(重生)의 과정과 흡사하다고 보았다. 현재 한국교회는 위기를 맞고 있다. 그럼에도 어떤 이는 ‘한국교회가 이 민족의 희망이다’라고 말하고, 또 어떤 이는 ‘한국교회는 세계를 선도하는 교회다’라고 말한다. 또 다른 이는 자신의 교회당 울타리 높이기에만 급급하고, ‘세상이야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내 알 바 아니다!’라고 말한다. 


또 어떤 이는 ‘한국 교회는 복의 근원이다!’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한국교회는 진작 죽었다’고 말하는 자들도 있다. 그리고 또 다른 이는 삭막한 지성 주의로 나가는 자들도 있고, 또 어떤 사람들은 성령 충만을 내세운 열광주의자들로 나가는 자들이 생겨나고 있다. 사실 세계에서 한국만큼 교회도 많고, 교파도 많고, 신학교도 많은 나라는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어떤 분의 조사를 보니 신학교 졸업생 90%가 목회를 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필자는 안동시, 청송군, 영양군, 영덕군 등의 산불로 인한 절망의 숲을, 희망의 가구로 만든 과정을 앞서 말한 바 있다. 결국은 절망적 인간도, 교회도, 새롭게 완전히 변화되어야 하고 희망을 가져야 함을 배웠다.


그러므로 한국교회가 다시 살아나려면 철저한 회개와 우리의 교만이 산산이 부서지고, 새롭게 되어야 살아날 것이다. 또한 목회자, 평신도 할 것 없이 십자가 앞에서 완전히 부서져야 한다. 그리고 영적으로 완전히 뒤집어져야 한다. 그리할 때 우리는 다시 새로워질 수 있고, 이른바 재창조(Recreation)의 과정을 겪을 때, 한국 사회와 세계를 향한 희망의 아이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불에 탄 못 쓰는 나무가 부서지고 뜨거운 불에 녹아지고 새롭게 되어 V.I.P들의 테이블과 의자가 되었다. 이 사건은 우리에게 큰 교훈이었다.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사람이 거듭나지 아니하면 하나님의 나라를 볼 수 없느니라」(요3:3)

작성 2025.11.09 21:21 수정 2025.11.09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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