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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식 칼럼] 동시 장르의 창의적인 발상과 형상화 갈망

김관식

아동문학의 동시 장르가 쉬운 문학이 아님에도 많은 이들이 쉬운 문학으로 착각하고 있다. 동시 장르는 어린이들을 독자로 하는 시이니까 쉬울 것이라는 선입감을 가지고, 그저 적당히 써도 된다고 뛰어든 어리석은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점이다. 바로 이런 마음가짐으로 동시를 쓰는 동시인들이 많기 때문에 성인 문학하는 사람들에게 업신여김과 비난의 눈총을 받는 이유 중의 하나일 것이다. 

 

이런 분들은 시를 써보다가 시가 써지지 않아 그저 적당히 동시를 써서 시인이 되어서 명리적 가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분들이다. 따라서 이런 동기에서 출발한 동시인들은 대부분 시 공부는 나 몰라라 하고 무작정 아무렇게나 동시를 발표하는 등 넘치는 허욕을 채우려고만 애쓰기 때문에 동시문학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것일 것이다. 

 

따라서 이들의 작품을 주로 게재하고 있는 아동문학 전문 잡지들의 수준 역시, 부끄러운 작품들이 발표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동문학 전문지들이 이들을 상대로 정기구독자를 확보하여 도움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 엉터리 동시도 어쩔 수 없이 게재하고, 이들을 상대로 자비출판 동시집을 발간하여 발간비를 충당해야 하므로 동시문학의 질적 저하의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동시를 잘 쓰려면 우선 동시의 개념을 잘 이해하고 동시를 보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 그런 후 사물을 창의적인 발상으로 형상화하는 방법을 익혀야 어린이들의 정서에 도움이 되는 좋은 동시를 창작할 수 있는 것이다.

 

오늘날 동시인들은 매너리즘에 빠져 어린이 생활 경험을 재현하거나 동시인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시대착오적인 동시를 동시라고 발표하고 있다. 시적 기초기능이 미숙하여 시적인 미감이 없는 동시, 유치한 어린이 흉내를 내는가 하면 말놀이나 어린이들의 에피소드를 나열한 동시, 사물의 외형만을 그려내는 구태의연한 동시 등 참신한 창의적인 발상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그저 그런 동시들뿐이다. 그러니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지 못해 어린이들이 외면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동시다운 동시의 선결 조건은 시적인 탄탄한 기본이 된 상태에서 참신한 창의적인 발상과 형상화의 과정을 걸친 동시여야 한다.

 

창의적인 발상이란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동심의 내면에 숨어 있는 문학적 감수성을 형상화하여 표출해 내는 것이다. 그러려면 사물을 보는 시각을 달리해야 한다. 다시 말해 고정된 관습에서 탈피하고 새로운 것을 찾아내기 위해 새로운 눈으로 관찰하려는 자세와 노력이 뒤따라야 기발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오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모든 사람이 선천적으로 가지고 타고났으나 학습을 통해 더 개발될 수 있다고 한다. 

 

주로 창의적인 발상기법으로는 두 가지 이상의 사물을 표현 대상으로 하여 특정 부분을 의도적으로 감추어 다른 사물의 형상이 나타내거나 두 특정 부분끼리의 결합, 또는 동일한 크기로 배치, 이동하는 은둔 이미지 발상 기법, 집단사고의 과정을 거치는 브레인스토밍, 사물을 보거나 듣고 관련된 경험을 떠올려 유추하는 연상기법, 익살스러운 표현을 위해 생력, 과장, 미스매치(부적당한 짝짓기), 결합, 변신, 의인화하여 표현하는 유머러스 발상기법, 사실 왜곡, 역설, 이색적인 결합, 이나 변신, 무모한 행동 등과 같은 모순적 발상으로 익숙해진 사물을 둘 이상을 한곳에 두거나 동시 배치하여 어색하고 낯설게 해서 꿈이나 환상적인 이미지로 형상화 해내는 초현실적 발상기법, 중심 이미지를 중심으로 생각의 주된 가지, 부가지, 세부가지 순으로 생각의 그물(지도)을 만드는 마인드맵 등이 있다고 한다.

 

형상화란 어린이들의 경험을 환기시키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재창조하는 과정으로 사람이나 사물의 '꼴'로 재창조, 언어를 이용하여 현실 세계를 더욱 실감나게 글로 바꾸어 놓는 것으로 주로 경험과 이미지를 의도적으로 배치하여 감각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 동시인들은 동시를 이미지로 형상화하지 않고 어린이 생활 경험을 주관적인 생각을 개입하여 진술하는 방식에 의존하여 동시를 쓰기 때문에 시적인 감흥이 없는 것이다. 시는 묘사와 진술로 이루어지는데 묘사는 주로 유사 경험과 이미지로 형상화 과정을 거쳐 구체적인 표현을 위해 감각적으로 표현하는 방식인데 반해 진술은 경험을 직접적으로 진술하려 환기시키는 방식이다. 

 

따라서 묘사는 보여주는 방식이라면 진술은 말하는 방식이다. 주관을 객관화하여 경험을 선명하게 환기시키고 감동을 유발하기 위해서는 묘사와 진술의 표현을 적절하게 배합하여 표현해야 하는 것이다. 창의적인 발상의 표현은 묘사로 이루어진다. 진술로는 주관이 개입될 여지가 많아 공감을 유발하기 어렵다. 좋은 동시를 잘 지으려면 시 공부를 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시를 보는 안목이 생겨나야 만이 좋은 동시를 쓸 수 있는 것이다. 그러지 않고 어린이 생활을 재현하거나 자신이 바라본 어린이들의 생활 장면을 그대로 진술하는 동시는 어린이들의 정서는 물론 창의력을 신장하는데 도움이 될 수 없을 것이다.

 

동시가 독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참신한 창의적인 발상 기법과 형상화가 잘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평이한 소재와 평이한 발상으로 창작된 동시는 어린이들의 정서 함양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어린이들의 호기심과 관심을 끄는 동시를 창작하려면 발상에 참신하고 창의적이어야 한다. 창의적인 발상의 동시를 창작하려면 우선 사물을 새롭게 보는 눈을 기르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세밀한 관찰력, 상상력으로 사물을 여러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따라서 시적 대상이 되는 사물을 소재로 할 때 세심한 관찰력이 요구된다. 그리고 관찰자가 시적 대상을 바라보는 위치에 따라 시적인 진술은 달라진다. 

 

따라서 다양한 위치에서 사물을 바라보고 시인의 세계관을 펼치기에 가장 적합한 관점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적 화자가 사물을 바라보는 관점, 즉, 앉아서, 서서, 옆에서, 가까운 곳에서, 먼 곳에서 색안경을 끼고도 보고. 망원경으로도 보는 등, 시공간을 다른 곳에서 새롭게 바라보는 눈과 경험을 통한 사회적 상상력을 펼쳐 시를 형상화하여야 독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이다. 사물을 바라보는 장소나 위치, 거리, 시간대에 따라 사물의 모양이 다르게 보이는 것은 창의적인 발상과 형상화가 잘된 동시를 창작하는 선결 조건임을 알고, 이를 십분 활용하려는 자세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자신의 명리적 가치 실현을 위해 천사의 탈을 쓰고 동시 장르를 선택하여 허명을 탐내려는 속물적인 마음을 버리고 동심으로 세상을 바로 보는 아동문학가의 진정성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어린이의 정서에 도움이 되는 동시를 쓰려고 할 때는 최소한 시의 기초는 익히고 좋은 동시를 쓰려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자세가 요구되는 것이다. 각종 문학지 고객이 되어 꼭두각시놀음이나 하면서 명리적 가치 실현을 위해 동시를 쓰는 벌거숭이 임금님 같은 동시인을 어린이들은 지켜보고 있다. 

 

허명의식으로 도배질한 호화판 칼라동시집으로 어린이들에게 독서 혼란을 일으키고 있지는 않는지 냉철히 자신을 뒤돌아 보고 창의적인 발상과 형상화가 잘된 동시를 창작할 수 있는 동시인으로 거듭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흑심의 불순한 동심 뛰어든 지킬박사의 근엄한 모습을 우리나라 어린이와 학부모들이 모두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항상 명심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김관식]

시인

노산문학상 수상

백교문학상 대상 수상

김우종문학상 수상

황조근정 훈장

이메일 : kks41900@naver.com

 

작성 2025.11.03 10:21 수정 2025.11.03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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