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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렴 나침반, 전준석 칼럼] 5만 원 기프티콘이 당신의 발목을 잡는다? MZ세대가 모르는 '디지털 뇌물'의 덫

'선배님, 커피 한 잔?'…소셜 미디어가 낳은 '보이지 않는 금품'

5만 원의 함정: 기프티콘, 상품권, 페이머니…'유가증권'인가 '선물'인가?

진화하는 꼼수: 쪼개기 선물과 반복 수수, 결국 덜미 잡는 '일련의 행위' 원칙

 

솔직히 말해봅시다. 공직자에게 '청렴'이라는 단어, 얼마나 지루하고 딱딱하게 느껴집니까? 입은 웃고 있지만 속으로는 "도대체 밥 한 끼, 커피 한 잔도 마음대로 못 하냐"고 불만을 토로하지는 않으시는지 묻고 싶다. 하지만 나는 35년 경찰 생활, 그중 10년을 청문감사관실에서 보낸 경험으로 확신한다. 바로 그 '괜찮겠지'라는 작은 방심이, 당신의 공직 생활을 한순간에 무너뜨리는 가장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다고 말이다.

 

요즘 가장 은밀하고 핫한 '청렴 파괴범'은 바로 손안의 스마트폰에 있다. 현금이나 고가 와인 같은 구식 수법이 아니다. 4만 9천 원짜리 모바일 기프티콘, 네이버페이로 쏜 치킨 교환권이 최신 무기다. 이는 마치 '투명 망토'를 두른 채 법의 감시를 비웃는 것처럼 보인다. 특히 디지털 문화에 익숙한 MZ세대 공직자들은 이를 '쿨하고 세련된 감사의 표시'로 여기지만, 나는 이것을 '디지털 뇌물'의 덫이라 부른다.

 

실제 국민권익위원회에 접수된 충격적인 사건 파일을 하나 열어보자. 지방자치단체 인허가 담당 공무원 A 씨는 한 민원인의 업무를 성공적으로 처리했다. 며칠 뒤, 민원인 B 씨는 고맙다며 카카오톡으로 4만 9천 원 상당의 모바일 백화점 상품권을 선물했다. A 씨는 '음식물, 선물, 경조사비 5만 원 통일'이라는 최신 법규를 믿고 안심했다. 5만 원 미만이므로 '사교·의례'로 허용될 것이라 착각한 것이다.

 

하지만 이 사건은 내부 감사에서 적발되었고, A 씨는 징계를 피할 수 없었다. 왜일까? 정답은 바로 그 모바일 상품권의 법적 성격에 있었다. 법원과 권익위는 상품권을 단순한 물품이 아닌,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유가증권' 성격으로 판단한다. 유가증권은 직무 관련자에게는 원칙적으로 금지된다는 청탁금지법의 강력한 원칙이 여기에 적용된 것이다. A 씨는 '5만 원 미만'이라는 숫자만 봤지, '직무 관련성'이라는 본질을 간과했던 것이다. 4만 9천 원짜리 기프티콘 하나가 공직자로서의 명예를 완전히 짓밟은 셈이다.

 

더욱 교묘하고 지능적인 수법도 있다. 최근 감사 현장에서 가장 빈번하게 적발되는 '쪼개기 선물' 수법이다. 한 번에 큰 금액을 건넬 수 없으니, 매번 5만 원 미만의 커피 기프티콘이나 상품권을 반복적으로 보내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이 정도는 '성의 표시'라고 우기기 좋다.

 

실제 감사 사례를 살펴보면, 한 공직자가 동일한 직무 관련자로부터 3주에 걸쳐 4만 원대 모바일 치킨 교환권 3회를 수수했다. 매번 5만 원 미만이었지만, 감사에서는 이 행위가 '단일한 목적을 가진 일련의 금품 수수 행위'로 판단되었다.

 

 

 

청탁금지법은 이러한 편법을 막기 위해 금품 수수가 '단일한 목적'으로 이루어진 경우 모든 금액을 합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즉, 직무 관련성이 있는 관계에서는 아무리 소액이라도 반복되면 결국 '대가성'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심판대에 오르게 된다. '쪼개면 괜찮겠지'라는 착각은, 결국 디지털 발자국이라는 지울 수 없는 증거 앞에서 무너지는 것이다.

 

MZ세대에게 청탁금지법의 기준은 때때로 비합리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정'을 나누는 자연스러운 행위마저 법의 칼날 아래 재단되는 듯한 불편함, 이해한다. 그러나 공직사회에 발을 들인 순간,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는 개인적인 친분보다 공정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지금 현물과 현금은 경계가 명확하지만, 디지털 선물은 마치 공기처럼 가볍고 무해하게 느껴지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디지털 청렴 불감증'의 시대를 살고 있다.

 

하지만 그 본질은 결국 '대가성'과 '직무 관련성'이라는 청렴의 기본 원칙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 청년 공직자 여러분, '음식물, 선물, 경조사비 모두 5만 원'이라는 통일된 기준에만 기대지 마십시오. 당신의 직무와 관련된 '디지털 감사'가 누군가에게는 '부정 청탁'의 시작으로 비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청렴의 나침반은 아날로그 시대뿐만 아니라, 이 초연결된 디지털 시대에서도 여전히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을 가리키고 있다.

 

이 보이지 않는 '디지털 뇌물'의 덫에 걸려 소중한 공직 생활을 망치는 일이 없도록, 지금 당장 당신의 '디지털 지갑'과 '메신저 기록'을 점검하시길 강력히 권고한다. 청렴은 눈에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손안의 작은 화면 속에서도 지켜져야 하는 시대적 의무이다.

 

지금 바로 당신의 직무 관련자에게 주고받은 디지털 선물이 혹시라도 법적 문제가 될 소지는 없는지 스스로 점검하고, 특히 기프티콘이나 모바일 상품권처럼 현금화할 수 있거나 특정 물품으로 교환 가능한 '유가증권' 성격의 선물은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 당신의 작은 점검이 공직사회 전체의 청렴도를 높이는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칼럼니스트]

 

 

전준석 칼럼니스트는 경찰학 박사를 취득하고 경찰관으로 35년간 근무 후 총경으로 퇴직하여 한국인권성장진흥원 대표로 있으면서 인사혁신처,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등에서 법정의무교육 전문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강의 분야는 리더십과 코칭, 성인지감수성, 4대폭력예방, 양성평등, 인권예방, 자살예방, 장애인인식개선, 학교폭력예방 등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범죄심리학』, 『다시태어나도 경찰』, 『그대 사랑처럼, 그대 향기처럼』, 『4월 어느 멋진 날에』 가 있다.

 

작성 2025.10.20 11:06 수정 2025.10.20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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