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주요 사립대학들, 등록금 인상 논의 본격화
서울 주요 사립대학들이 잇따라 등록금 인상을 예고한 가운데, 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가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사립대 총장의 76%가 등록금 인상을 대학의 최대 현안으로 꼽았다. 2025학년도 등록금 정책에 대해 과반수(53.3%)는 인상 계획을, 42.2%는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반면 등록금 동결을 유지하겠다고 응답한 총장은 4.4%에 불과했다.
사총협은 "17년간 이어진 등록금 동결로 인해 교육 여건이 크게 악화됐다"며 "사립대 월평균 등록금이 서울의 반려견 유치원 비용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총장들은 재정난으로 인해 학사 운영은 물론 교육과정 개편, 시설 개선도 불가능한 상태라고 토로했다.
등록금 동결, 사립대의 한계점 도달
현행 고등교육법에 따르면 대학은 최근 3년간 물가 상승률의 1.5배 이내에서 등록금을 올릴 수 있다. 올해 법정 인상 한도는 5.49%로, 일부 대학은 이를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다. 그러나 교육부는 대내외 경제 상황을 이유로 등록금 안정화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동결을 유지하는 대학에 국가장학금 II 유형을 국고 지원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대학들은 "실질적 재정 지원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등록금 동결의 여파는 학사 운영 전반에 치명적 영향을 미쳤다. 조사에 응답한 총장의 83.3%는 학사 운영과 교육과정 개편이 "매우 어렵다"고 답했으며, 교육시설 개선, 교직원 충원, 학생 복지 확대 등 기본적인 대학 운영조차도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등록금 인상, 어디에 활용될까
등록금 인상 시 활용 방안에 대해 총장들은 우선적으로 우수 교수 유치와 교직원 채용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학생 복지 지원 및 첨단 교육 환경 구축, 디지털 시대에 맞는 학사 조직 개편도 주요 과제로 꼽혔다.
사총협은 해외 대학의 사례를 들며 등록금 인상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영국은 재정 위기 극복과 기부금 유치를 위해 올해 등록금을 3.03% 인상했으며, 일본은 인건비 증가와 설비 노후화에 대응하기 위해 주요 대학들이 20%까지 인상을 결정했다. 미국 역시 평균 5.2% 인상을 계획 중이다.
사립대 등록금, 사회적 비교의 함정
사립대 총장들은 국내 사립대 등록금이 유아 영어유치원, 국제중·고등학교 등 다른 사립교육기관보다 낮은 현실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사총협에 따르면 사립대의 연간 평균 등록금은 영어유치원의 2.9배 낮고, 국제중학교 대비 1.8배, 국제고등학교 대비 3.9배에 불과하다.
사총협 관계자는 "대학이 교육 혁신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적정한 등록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정부는 재정난을 겪는 대학들을 위한 장기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립대학의 등록금 인상 논의는 17년간의 동결로 인한 교육 환경 악화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다. 등록금 인상은 교육 질 향상, 학생 복지 확대, 첨단 시설 개선 등 다양한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그러나 정부와의 정책 갈등 해결 및 학생과 학부모의 공감대 형성이 필수적이다.
사립대 등록금 인상은 현재 한국 고등교육계의 주요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17년 동안 동결된 등록금 체제로 인해 사립대는 교육의 질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등록금 인상은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이나, 정부와 대학, 그리고 사회가 함께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