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용산구 주민들이 정부가 주택 공급 후보지로 검토 중인 옛 방위사업청 부지의 아파트 건립에 반대하고 나섰다. 주민들은 8일 용산고 앞에서 ‘용산공원 원안 추진대회’를 열고 “용산공원을 주택 공급용지로 바꿔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이 문제 삼는 것은 방사청 부지의 성격이다. 2021년 용산공원 종합기본계획에는 이곳을 남산과 용산공원을 잇는 녹지·생태축으로 조성하는 방안이 담겼다. 주민들은 “국가공원으로 만들기로 한 약속을 뒤집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정부가 거론하는 부지는 방사청 약 9만5000㎡를 비롯해 군인아파트와 장교숙소 5단지 등 약 19만㎡다. 일각에서는 이 일대에 6300가구, 방사청 부지에만 3200가구가량을 공급할 수 있다는 추산이 나왔지만 확정된 계획은 아니다.
주민들은 주택 공급 효과보다 공원 훼손 우려가 크다고 주장한다. 방사청 부지에서 3200가구를 공급해도 정부의 수도권 추가 공급 물량 23만 가구의 약 1.4% 수준이라는 것이다.

역사적 흔적과 경관 훼손 문제도 제기했다. 부지에는 해병대 관련 시설과 방공호 등 군사시설의 흔적이 남아 있고,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서면 남산 조망과 녹지축의 연속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주민들은 청년·신혼부부 주택 공급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았다. 다만 “청년 주거 문제를 국가공원에 떠넘겨서는 안 된다”며 공원 밖 대체 부지를 찾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재헌 추진대회장은 “용산공원은 아파트를 짓기 위한 땅이 아니라 미래 세대에 물려줘야 할 국가공원”이라며 “어른들이 온전한 공원을 만들어 물려주는 것이 청년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정부에 방사청 부지를 포함한 용산공원 주택 공급 검토 중단과 2021년 종합기본계획에 따른 남산~용산공원 녹지축 조성을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