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단과 경계를 의미하던 한반도의 비무장지대(DMZ)가 사람과 일상, 그리고 세계를 연결하는 새로운 희망의 궤적으로 재탄생한다. 경기도는 다가오는 10월 12일을 시작으로 11월 29일까지 약 두 달에 걸쳐 파주시 임진각 평화누리와 고양시 일대에서 '2026 DMZ OPEN 페스티벌'을 대대적으로 개최한다고 5일 밝혔다.
이번 행사를 관통하는 핵심 주제는 '선을 열어 삶을 잇다(Open the Line, Connect the Life)'이다. 물리적 통제선에 갇혀 있던 공간적 한계를 넘어, 생태적 공존과 인류애적 화합을 이끌어내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겨 있다. 주요 행사는 크게 세 축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시각적 예술을 통해 공간을 재해석하는 '전시', 선율로 평화를 노래하는 '국제음악제', 그리고 전문가들의 심도 있는 논의가 펼쳐지는 '에코피스포럼'이 그것이다.
가장 먼저 포문을 여는 'DMZ OPEN 전시'는 10월 12일부터 축제가 끝나는 11월 29일까지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 등지에서 관람객을 맞이한다. 올해의 전시 콘셉트는 '무대(STAGING)'로, 그동안 통제와 단절의 프레임에 갇혀 있던 해당 구역을 생태계와 역사적 서사가 역동하는 다층적 관계의 공간으로 바라본다. 이번 전시에는 안규철, 선무, 애비게일 라파엘 콜린스, 윤수연, 연진영 등 뛰어난 역량을 갖춘 국내외 예술가 14명이 대거 참여해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공존을 아우르는 다채로운 예술 작품을 선보인다.
이어서 10월 23일부터 25일까지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에서는 'DMZ OPEN 국제음악제'가 총 4차례에 걸쳐 무대에 오른다. 'PACE : 평화로 돌아가다'라는 대주제 아래 기획된 이번 음악제는 '시작의 박동(Pulse)', '깨어나는 평화(Awaken)', '연결되는 마음(Connect)', '계속될 평화(Eternity)'라는 네 가지 음악적 서사를 통해 관객들에게 묵직한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출연진의 면면도 화려하다. KBS교향악단과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를 비롯해 말러리안 오케스트라, 밀레니엄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참여한다. 또한 미하엘 잔데를링, 여자경, 진솔 등의 정상급 지휘자와 피아니스트 손세혁,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이 웅장한 선율을 이끈다. 무엇보다 폐막 무대에서는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가 밀레니엄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협연을 펼치며 평화를 향한 염원을 절정으로 이끌어갈 전망이다. 해당 공연의 티켓은 10월 2일부터 고양아람누리 공식 홈페이지 및 놀티켓(NOL티켓)을 통해 예매 가능하다.
학술적 고찰을 통해 실질적인 공존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도 마련된다. 10월 28일 소노캄 고양에서는 경기도, 통일부,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이 뜻을 모아 공동 주최하는 'DMZ OPEN 에코피스포럼'이 열린다. '평화공존의 길을 열다'라는 화두를 던지는 이번 포럼에는 국내외 석학과 도민 등 350명 안팎의 인원이 참석한다. 프랑스 사회과학고등연구원의 발레리 줄레조 교수가 기조연설을 맡아 심도 있는 담론을 제시하며, 이어지는 오후 세션에서는 통일부와 에버트 재단이 이끄는 평화세션과 경기도가 주관하는 '동북아 스마트 생태도시 세미나(생태세션)'가 순차적으로 진행되어 생태적 가치와 공존의 해법을 논의한다.
박현석 경기도 평화협력국장은 이번 페스티벌에 대해 "다양한 예술 작품과 웅장한 음악, 그리고 글로벌 차원의 학술 논의를 거치며 비무장지대가 품고 있는 고유한 생태적·평화적 가치를 대중이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나아가 이러한 가치가 한반도를 넘어 전 세계로 뻗어나가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본 축제의 상세한 일정과 프로그램 참여 방식은 공식 인스타그램 채널(@dmzopen_official)을 통해 확인 가능하다.
2026 DMZ OPEN 페스티벌은 단순한 일회성 지역 축제를 넘어, 인류 보편의 가치인 '평화'와 '생태'를 예술과 학술이라는 언어로 번역해 내는 거대한 융합 프로젝트이다. 통제선이라는 억압의 물리적 경계를 허물고, 그 자리에 생명력 넘치는 문화적 교감을 채워 넣으려는 이번 시도는 지속 가능한 미래 가치를 창출하는 성공적인 선례로 남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