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지휘부 향한 칼날…'장윤기 사건' 검·경 동시 수사

'봐주기 수사' 의혹 어디까지…검·경, 광주경찰 수뇌부 겨냥

구속돼 경칠서를 나서는 장윤기/인천데일리 DB


'장윤기 사건' 부실수사와 경찰 유착 의혹을 둘러싼 검찰과 경찰의 수사가 광주경찰 지휘부를 정조준하고 있다.


검찰은 사건을 담당했던 광주 광산경찰서 서장과 형사과장을 피의자로 입건하고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광산경찰서와 광주경찰청 청장 등 지휘라인까지 압수수색하며 수사 범위를 확대했다. 


일선 수사관의 일탈 여부를 넘어 지휘부의 판단과 보고 체계 전반을 들여다보는 양상으로 번지면서 경찰 조직 전체가 긴장하고 있다.


11일 법조계와 경찰에 따르면 장윤기(23) 사건과 관련한 수사는 검찰과 경찰이 각각 별도로 진행 중이다.


광주지검은 경찰이 일반 살인 혐의로 송치한 장윤기를 강간 목적 살인 혐의로 변경해 보완수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경찰 내부의 증거인멸과 공무상 비밀누설, 수사기밀 유출 정황 등을 확인하고 직접 수사에 나섰다.


경찰도 자체 감찰을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팀으로 격상해 유착 의혹과 부실수사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검찰의 보완수사 과정에서 경찰 수사의 허점이 잇따라 드러나면서 본격화됐다.


검찰은 사건 기록을 검토하던 중 장윤기 자취방에서 심하게 훼손된 리얼돌이 발견됐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압수수색에 나섰지만, 해당 물품은 경찰이 장윤기의 부친에게 자취방을 인계한 직후 이미 분해·폐기된 상태였다.


또 장윤기의 부친이 아들의 과거 휴대전화를 불태워 없앤 사실도 확인됐다.


검찰은 장윤기의 부친과 경찰 수사팀 사이에 수십 차례 통화가 오간 사실을 확인했으며, 이 과정에서 압수수색 계획 등 수사기밀이 전달된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장윤기의 부친이 현직 경찰관이라는 점에서 단순한 부실수사를 넘어 조직 내부 유착 가능성까지 수사선상에 올랐다.


검찰은 결국 광산경찰서 관계자들을 공무상비밀누설과 증거인멸, 증거인멸 방조 혐의로 입건했고, 지난 7일 광산경찰서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경찰도 수사 범위를 대폭 넓혔다.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팀은 장윤기를 일반 살인 혐의로 송치하도록 판단한 광주경찰청 수사 지휘라인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광산경찰서 형사팀장과 형사과장, 서장은 물론 광주경찰청 강력계장, 형사과장, 수사부장, 청장까지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수사팀은 사건 처리 과정에서 어떤 보고가 이뤄졌고, 지휘부가 어떤 판단과 지시를 내렸는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의 초동수사를 둘러싼 의문도 계속 커지고 있다.


사건 당일 경찰은 장윤기 자취방에서 목과 가슴 부위가 집중적으로 훼손된 리얼돌을 발견했다. 당시 현장 형사들은 성범죄 목적이 결합된 범행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최종 수사 결과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사건 초기에는 '이상동기 범죄'로 분류했다가 이후 '분노 범죄'로 판단을 바꾸는 등 수사 방향도 여러 차례 수정됐다.


또 범행 당시 차량 안에 있던 결박용 케이블타이 관련 수사보고서가 검찰 송치 자료에서 누락된 사실도 뒤늦게 확인됐다.


해당 수사를 담당했던 광산경찰서 형사과 소속 A경감은 증거인멸 혐의로 긴급체포돼 현재 구속된 상태다.


검찰은 광산경찰서를 추가 압수수색하며 서장까지 증거인멸 방조 혐의로 입건했고, 경찰도 특별수사팀을 특별수사단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조직 차원의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다만 검찰과 경찰 모두 지휘부에 대한 신병 확보 여부는 신중한 입장이다.


검찰은 "수사의 목적은 철저한 진상 규명이며 수사 주도권 경쟁과는 무관하다"고 밝혔고, 경찰 역시 "잘못이 확인되면 엄정히 책임을 묻되 사실과 다른 부분은 적극적으로 해명하겠다"고 밝혔다.


수사 결과에 따라 경찰 지휘라인의 책임 범위가 어디까지 인정될지, 또 장윤기가 재판 과정에서 범행 동기와 성범죄 목적 등에 대해 추가 진술을 내놓을지에 따라 사건의 파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작성 2026.07.11 17:56 수정 2026.07.11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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