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박치기를 가한 여자, 내 가슴으로 체포하다! 「김순득의 사랑의 무력침공」 (강상욱 저 / 보민출판사 펴냄)




박치기를 가한 여자, 그 여자를 가슴으로 체포하려 한 남자. 이 책 김순득의 사랑의 무력침공은 제목부터 독자를 웃게 하지만, 그 웃음 끝에 이상하게도 한 청춘의 뜨거운 외로움이 남는 작품이다. 초라하고 막막했던 20대의 한 남자는 사랑이라는 이름 앞에서 갑자기 우주의 지휘관이 되고, 한 여인 김순득을 향해 거침없는 사랑의 행진을 시작한다.

 

순득은 얌전한 연인이 아니다. 툭 불거진 이마와 막강한 장딴지 알통, 거침없는 기세와 묘한 순수함을 지닌 여인이다. 그녀를 향한 사랑은 조용한 고백으로 머물지 않고, 출사표가 되고 전쟁이 되고 소동이 되며 마침내 삶을 다시 일으키는 거대한 웃음이 된다. 역사와 신화, 철학과 우주까지 끌어오는 작가의 상상력은 사랑 하나를 위해 끝없이 달려간다.

 

이 소설은 사랑을 예쁘게 포장하지 않는다. 조금 촌스럽고, 때로는 과격하고, 자주 우스꽝스럽지만 그래서 더 살아있는 사랑을 보여준다. 사랑 앞에서 사람이 얼마나 바보 같아지고, 얼마나 용감해지며, 또 얼마나 절실해질 수 있는지를 알고 싶은 독자라면 이 이상한 열기 속으로 기꺼이 끌려 들어가게 된다. 덮고 나면 김순득이라는 이름보다 먼저, 사랑을 향해 온몸으로 돌진하던 한 청춘의 숨소리가 오래 남는다.

 

 

 

<작가소개>

 

소설가 강상욱

 

이만큼 세월이 지나서 되돌아보니 분명 과거의 시간에 용기 있게 존재했던 나 자신에게 연민이 어린다. 앳된 얼굴로 세월의 풍파를 견뎌낸 모습을 대하니 반갑고 안쓰럽고 애틋하다. 이제 주름으로 남루해진 얼굴을 보며 그것을 연륜(年輪)이라고 규정한다. 연륜이라는 것은 일종의 지혜라고 해야 할 것이다. 살면서 쌓은 노하우가 바로 연륜이기 때문이다. 연륜은 이제 다시 보니 이는 또한 풍요이며 향기이며 추억이다. 달빛을 털어 자연과 더불어 수고했다고 거듭 토닥거리며 자신을 위로한다. 그만큼 지금까지의 인생이 녹록지 않았다는 말이다. 힘들었던 시간은 지나고 이제 위로받고 싶은 마음이다. 그간 잘 살아왔다고, 잘했다고, 수고했다고 속삭인다. 한 사람의 인생은 순탄해 보여도 어렵고 힘들었던 시간을 견뎌온 지고의 날이라 하겠다. 한순간, 시간마다 선택의 문제와 그 결정으로 인한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 무거운 짐을 이제는 내려놓고 잘 견뎌온 수고를 이 책을 통해 위로받고 있다. 저서로는 2024년에 출간한 <금강송 숲에 피어난 노란 등대꽃>이 있다.

 

 

 

<이 책의 목차>

 

추천사

프롤로그

 

 

1. 사랑 행진의 시작과 그 여정

 

01. 회고 (1)

02. 회고 (2) : ? 독신 조합장인 순득 양이 뒤로는 사랑을 찾는다고?

03. 서신들 : 순득 씨, 나 사랑하고 싶다고 말해도 되죠?

04. 사랑의 출사표

05. 내 봉다리! 내 봉다리!

06. 김질풍 씨의 소란과 신의 주력군 창설

07. [만남 1] 캠퍼스 진출

08. 부디 나를 용서하소서

 

 

2. 사랑의 재출정 및 완성

 

01. 사랑의 재출사표

02. 김질풍 씨의 결혼비사?

03. [만남 2] 사랑 전당에서의 위력적인 박치기

04. , 약진

05. [만남 3] 초원골 대첩

06. 박치기 출사표

07. 순득 대평원 입성

 

 

에필로그

후기 _ 이 글이 써진 과정에 대해

 

 

<이 책 본문 에서>

 

이젠 와락 끌어안고 뜨거운 키스를 마구 퍼부을 수 있게 된 나의 여인, 순득이여!!!

시간은 대하의 유수처럼 쉼 없이 흘러 그대를 내 가슴으로 체포하기로 결심을 굳히고서 사랑 행진을 시작한 지 제법 세월이 흘렀습니다. 나비의 날갯짓 하나가 세상을 흔드는 큰바람이 되기도 한다는 말처럼 단말마의 비명 같았던 나의 초라한 작은 갈망 하나가 내 삶에서, 그리고 인간사에서 가장 거룩하고 숭고한 일인 사랑의 완성으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러기에 우선 그런 수확을 가능하게 해주었던 지난 사랑 행진 과정의 모든 것들에 감사를 표하고자 합니다. 특히 본문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사랑의 완성은 박치기로 무장한 순득 그대의 무력침공 및 그대 아버지 김질풍 씨와의 무력 대결을 버텨내고 이룬 값진 것으로써 그것은 마치 잉어가 황하강 급류협곡인 용문을 오르면 용이 된다는 등용문(登龍門) 고사와 같은, 실로 극적인 성공이었습니다.

특히 초라하고 비소했던 이 청춘이 그 사랑 행진 과정에서 신의 주력군이라는 역사 속 천재 호걸들의 도움으로 경복궁 기둥보다 더 굵고 실한 장딴지 알통과 쇠망치보다 더 강력한 이마로 무장한 순득 그대를 감히 이 가슴으로 오롯이 체포할 수 있게 되었으니 그 기쁨은 이루 다 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더구나 그 사랑 쟁취의 긴 여정을 담은 이 기록까지 인류 사랑의 역사 위에, 그리고 그대와 나의 인생 위에 남겨놓게 되었으니 더 뿌듯합니다.

 

순득 씨, 이처럼 일명 봄에는 에메랄드 그린(green), 여름에는 루비 그린, 가을에는 사파이어 그린, 그리고 겨울에는 다이아몬드 그린이라고 불리어지고 또 이들을 포괄하여 순득 대평원으로 통칭되는 그대의 파란 대평원을 향해 나는 사랑의 힘찬 질주를 시작하게 되었던바, 그런 질주는 오랜 기간 경직과 우울과 왜소에 찌들어 있던 내겐 활력과 정열의 화신으로의 대변신이었으며, 동시에 내 사색, 내 삶에 푸른 향연을 구성시켜 보려는 내 운명의 깊은 배려였습니다.

다만 내 주도로 시작된 사랑이라 그 행진을 기록한 이 책의 주된 제목이 [내게 박치기를 가한 여자, 내 가슴으로 체포하다]로 되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 글의 말미에 보듯 순득 평원 도달 후 그대 체포를 위해 내가 밭다리 걸기를 시도하였으나 오히려 역습으로 그대에게 되치기당한 상태로 사랑을 완성한 관계로 인해 이 글의 주된 제목이 그대 이름이 들어간 [김순득 (사랑의) 무력침공]이 되어버려 그게 좀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아무튼 순득 씨, 나는 이렇게 내 인생 처음으로 사랑이라는 그 찬연한 진리를 향해 대행진을 시작함으로써 출구가 보이지 않던 내 미래를 찾을 수 있었으며, 동시에 독신이라는 허위의식에 파묻혀 외로움과 사랑 갈증에 절어 살던 그대를 구제해 주는 성과도 얻게 되었습니다. 결국 사랑은 주저하기보다는 부족하더라도 시도하는 게 훨씬 더 낫다는 것으로써 그대도 아침마다 행복에 겨워 나를 끌어안고 으랏차! 저랏차! 하며 마구 뽀뽀와 박치기를 해대는 것을 보면 결국 그대 영혼도, 그대 삶도 이 사랑이라는 녀석으로 인해 더 뽀송뽀송해졌다는 것이지요!!!

다만 간절히 부탁하오니 비록 조자룡 헌 칼 휘두르듯 그 무지막지한 손과 팔을 수시로 휘둘러 나를 달랑 안아 올린 다음 전후좌우로 얄랑얄랑 흔들면서 내 입술이 다 허물어질 정도로 키스를 퍼붓는 등의 여러 애무 행위는 계속하더라도 그래도 당신 서방인 이 몸의 안위를 생각해서 내 이마에 심대한 충격파를 던져주고 영혼까지 얼얼하게 만드는 박치기는 자제해 주시오. 아니하더라도 물파스는 바르지 않게 제발 살살해 주시오! 간절히 부탁하오!

특히 내가 거나하게 술을 한잔한 뒤 흥에 겨워 내 주도적으로 그대를 안고 우리 순득이 이리 온나! 오늘 한번 제대로 업고 놀자! 어화둥둥! 내 사랑이로구나!” 하면서 사랑을 시도하려 할 때 오히려 그대가 내 머리채를 양손으로 휘어잡고서 어림없지! 내 이마와 알통으로 알뜰히 사랑 챙겨줄게! 사랑의 무력침공 말이야, !” 하는 콧방귀를 끼어가면서 엎어치기, 매치기로 나를 패대기치거나 레슬링하듯 쓰러뜨린 다음 그 무지막지한 장딴지 알통으로 나를 짓누르는 여러 과격 행위들은 분명 선을 넘는 무력침탈로써 부디, 부디 자제를 부탁드리는 바이오!!!

 

 

 

<추천사>

 

이 책 김순득의 사랑의 무력침공은 제목부터 웃음을 머금게 하는 작품이다. 이 글에는 고요히 다듬어진 사랑보다, 숨이 차도록 달리고 부딪치고 넘어지며 끝내 웃음으로 되살아나는 사랑이 있다. ‘무력침공이라는 거친 말도 읽다 보면 이상하게 따뜻해진다. 그것은 누군가를 해치기 위한 힘이 아니라, 닫혀 있던 삶을 열어젖히는 생의 힘에 가깝다.

 

이 소설 속 사랑은 얌전하지 않다. 순득의 박치기와 장딴지 알통, 김질풍 씨의 소란, 신의 주력군, 사랑의 출사표 같은 표현들은 터무니없을 만큼 과감하고 우스꽝스럽다. 그런데 그 과장 속에 사람을 울컥하게 만드는 진심이 숨어 있다. 웃다가 문득 알게 된다. 이토록 요란한 언어들이 결국 말하고 있는 것은 한 인간이 얼마나 간절히 사랑받고 싶었는가 하는 사실이다.

 

작가는 이 글을 초라했던 한 청춘의 사랑에 대한 뜨거운 함성이자 아름다운 환호성이라 말한다. 이 문장은 작품 전체의 맥박처럼 흐른다. 가난하고 외롭고 위축되었던 청춘은 사랑 앞에서 갑자기 거대한 우주의 지휘관이 된다. 현실의 몸은 초라할지라도 마음만은 사랑이라는 이름의 대평원을 향해 돌진한다. 그 모습이 우스운 동시에 애틋하다. 사랑에 빠진 사람은 누구나 한 번쯤 자기 마음속에서 제국을 세우고, 출사표를 쓰고, 불가능한 승리를 꿈꾸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 작품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작가의 문체다. 작가의 문장은 사랑을 감정이라는 틀 안에만 머물게 하지 않는다. 사랑을 말하다가 역사로 건너가고, 한 여인의 이마를 이야기하다가 신화와 철학과 우주로 번져간다. 장대한 선언과 능청스러운 농담, 연애편지와 출사표와 독백이 한 문장 안에서 서로 밀고 당긴다. 이런 다채로운 작가의 표현력은 단정하게 정리된 문장이 주는 아름다움과는 다른 힘을 지닌다. 넘치고, 달아오르고, 때로는 일부러 허풍을 부리듯 커진다. 그리고 그 과잉이 곧 이 작품의 생명이 된다. 사랑에 빠진 마음이 원래 그러하듯, 이 작품의 문장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끝없이 뛰고 소리치고 흔들린다.

 

순득이라는 인물도 오래 남는다. 그녀는 거칠고 씩씩하고 엉뚱하며, 때로는 무지막지하게 생동한다. 그녀는 주인공의 삶 안으로 들이닥친 활력이고, 회색빛 청춘을 흔들어 깨우는 푸른 기세이며, 절망의 문 앞에서 멱살을 잡고 끌어내는 사랑의 다른 이름이다. “내 가슴으로 체포하다라는 말은 상대를 붙잡겠다는 선언이면서, 자기 삶을 다시 붙잡겠다는 고백처럼 읽힌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여러 번 웃게 된다. 황당한 사건과 능청스러운 문장들이 계속해서 독자의 허를 찌른다. 그런데 그 웃음은 가볍게 흩어지지 않는다. 웃음 뒤에 남는 것은 이상하게 따뜻한 쓸쓸함이다. 이 작품은 사랑을 말하면서 오래 고독을 바라본다. 사랑의 반대편에 놓인 외로움, 자기 자신에 대한 왜소감, 미래를 붙잡지 못한 청춘의 불안이 작품 곳곳에 배어 있다. 그 고독이 있었기에 이토록 과격한 사랑의 함성이 가능했을 것이다.

 

이 작품의 사랑은 조금 촌스럽고, 때로는 민망하고, 자주 넘치고, 자꾸만 방향을 잃는다. 작가가 말하듯 사랑이 있으면 절망도, 우울도, 쓰라린 고통도 미래에 그 자리를 비켜주게 된다.” 이 문장처럼, 이 작품에서 사랑은 한 인간을 다시 앞으로 걷게 하는 힘이다. 그 힘은 유쾌한 소동으로, 거대한 허풍으로, 뜨거운 편지로, 마침내 삶을 견디게 하는 환호로 번져간다.

 

이 책 김순득의 사랑의 무력침공은 사랑 앞에서 사람이 얼마나 바보 같아지고, 얼마나 용감해지고, 얼마나 우스워지며, 또 얼마나 절실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 점에서 이 작품은 한 편의 연애담을 넘어 청춘의 생존기처럼 다가온다. 사랑을 향해 뛰어가는 동안 주인공은 순득을 얻는 것만이 아니라, 자기 안에 아직 남아 있던 생의 불씨를 다시 발견한다.

 

이 책을 독자에게 권하고 싶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누군가에게 사랑은 조용한 위로일 수 있고, 누군가에게는 품위 있는 고백일 수 있다. 이 작품에서 사랑은 한바탕 소란이며, 몸을 던지는 돌진이며,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우렁찬 웃음이다. 오래 움츠러들었던 마음, 사랑 앞에서 망설였던 마음, 삶이 조금 무겁게 느껴졌던 마음이라면 이 책의 이상한 열기 속에서 뜻밖의 활력을 만날 수 있다.

 

(강상욱 지음 / 보민출판사 펴냄 / 276/ 신국판형(152*225mm) / 16,000)

작성 2026.07.07 14:35 수정 2026.07.07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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