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토 정상회의를 하루 앞둔 백악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자들 앞에 선다. 이란을 향한 그의 말은 짧고 서늘하다. "합의를 하든지, 아니면 끝장을 내든지." 협상 테이블과 폭격기 사이, 그는 두 개의 문을 나란히 열어 둔다. 앙카라로 떠나기 직전, 트럼프는 세계를 향해 선택을 강요하는 사람처럼 보인다.
지난 2월 시작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은 넉 달을 끌었다. 6월 17일, 트럼프와 이란 대통령 페제시키안은 이슬라마바드 각서에 서명해 총성을 멈췄다. 그러나 핵심은 미뤄졌다. 이란의 농축 우라늄을 어떻게 넘겨받을지, 미사일과 대리 세력은 어떻게 할지, 무엇 하나 매듭지어지지 않았다. 휴전은 평화가 아니라 잠시 멈춘 숨이다. 트럼프가 다시 "끝장"을 입에 올린 배경이다. 합의 윤곽이 오바마 시절 협정과 닮았다는 비판이 그의 진영 안에서도 터져 나온다. 이란이 얻어맞고도 오히려 대담해질 것이라는 우려다.
트럼프는 이란과의 협상이 "잘 되고 있다"고 자평한다. 다만 언론이 관심을 주지 않는다고 불평한다. 그는 이란이 결코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는 원칙을 거듭 못 박는다. 농축 물질을 넘겨받기로 이란에서 양보를 얻어 냈다고도 주장한다. "이기든 지든, 우리는 어떻게든 이긴다"는 말에는 힘의 논리가 배어 있다. 그러면서도 그는 협상을 선호한다고 덧붙인다. 9,100만 이란 국민이 전쟁의 참화를 겪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강경과 온건이 한 입에서 흘러나온다.
국제원자력기구에 따르면 이란은 60%까지 농축한 우라늄 440여 킬로그램을 쥐고 있다. 무기급인 90%에 한 걸음 못 미치는 양이다. 트럼프는 이 물질을 제3국으로 넘기는 방안을 저울질하지만, 러시아나 중국에 맡기는 것은 내키지 않는다고 말한다.
같은 자리에서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전쟁도 언급한다. 종전이 가까웠다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지도자 모두 합의를 원한다고 전한다. 그는 드론을 "살인 기계"라 부른다. 나무 뒤에 숨어도 기어이 찾아와 목숨을 앗는 무기라는 것이다. 보고 싶지 않은 장면을 너무 많이 봤다는 그의 말에는, 전장의 참혹함이 묻어난다. 호르무즈 해협을 두고는 "거대한 돈 기계"라 표현한다. 예전엔 아무도 그 이름을 몰랐다는 농담 섞인 말속에, 이란과의 힘겨루기가 스친다. 앙카라에서 트럼프는 동맹국들에 국방비를 국내총생산의 5%까지 올리라 압박할 참이다. 에르도안, 젤렌스키, 시리아의 샤라와도 마주 앉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