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무슬림들의 '아잔'소리 금지령 추진

예루살렘의 눈물, 미나레트의 침묵이 송두리째 흔드는 중동의 평화

침묵을 강요받는 미나레트, 소리마저 지우려는 종교 탄압의 민낯인가

공존의 도시 예루살렘, 상대의 목소리를 지우고 평화를 말할 수 있는가

▲ AI 이미지, 중동디스커버리신문 제공

동예루살렘의 좁은 골목길을 따라 하루 다섯 번씩 울려 퍼지던 신성한 부름이 거대한 권력의 장벽에 가로막힐 위기에 처했다. 이스라엘 정부가 팔레스타인 자치 지역과 동예루살렘 일대 모스크의 확성기 사용을 전면 통제하겠다는 도발적인 법안을 추진하면서 중동 전역이 다시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도시 소음 규제라는 행정적 핑계를 넘어, 수백 년간 이어져 온 이슬람의 종교적 정체성과 역사적 흔적을 지우려는 체계적인 압박의 일환일 수 있다. 국제사회가 동예루살렘의 지정학적 민감성에 주목하는 가운데, 이번 사건은 종교의 자유라는 인류 보편의 가치와 영토 분쟁의 비극이 어떻게 한 개인의 일상과 영혼을 옥죄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이다. 예루살렘을 향한 세계의 시선이 집중되는 지금, 이 땅의 평화는 소리의 침묵이 아닌 공존의 울림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이스라엘 의회(크네세트)에서 논의 중인 이른바 '아잔(이슬람 예배 시간 알림 부름) 제한 법안'은 표면적으로 주거 지역의 소음 공해를 줄여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한다는 명분을 내세운다. 그러나 이 법안의 이면에는 깊은 정치적·종교적 배제의 논리가 깔려 있다. 이스라엘 우익 세력은 오래전부터 아잔 소리가 유대인 거주 지역의 평온을 깨뜨린다는 불만을 제기해 왔다.

 

이러한 움직임은 동예루살렘과 팔레스타인 영토에 대한 지배력을 한층 더 공고히 하려는 우경화된 정치 기조와 맞물려 있다. 소리를 통제한다는 것은 단순히 음량을 줄이는 행위를 넘어 공간의 지배권을 확립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오랜 세월 동안 이 땅의 역사와 문화를 형성해 온 이슬람의 상징적 요소를 공적 영역에서 지워내려는 시도는 종교적 갈등의 불씨를 더욱 키우는 도화선이 되고 있다.

 

확성기를 향한 제재와 팔레스타인의 거센 반발

 

이번에 추진되는 법안은 특정 시간대, 특히 이른 아침과 심야 시간에 모스크 미나레트(첨탑)에 설치된 확성기를 통해 아잔을 송출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막대한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스라엘 경찰은 법 집행 과정에서 모스크에 진입해 방송 장비를 압수하거나 예배 인도자를 연행할 수 있는 강력한 권한을 부여받게 된다.

 

이에 대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와 이슬람 종교 기구들은 종교 자유에 대한 정면 도전이자 명백한 도발이라며 강력히 규탄하고 나섰다. 이들은 아잔이 단순한 소리가 아니라 이슬람 신앙의 핵심이자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생명선과 같다고 주장한다. 이번 조치가 강행될 경우 동예루살렘을 비롯한 웨스트뱅크 전역에서 대규모 소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가 도처에서 흘러나온다.

 

빼앗긴 울림 속에 깊어지는 주민들의 탄식

 

동예루살렘의 올드 시티에서 평생을 살아온 주민들의 가슴에는 깊은 멍이 들고 있다. 수 세기 동안 대를 이어 아잔 소리를 들으며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했던 이들에게 확성기를 끄라는 명령은 자신들의 삶의 방식 자체를 부정하라는 강요와 같다. 한 현지 주민은 아잔 소리가 멈춘 예루살렘은 영혼을 잃어버린 도시와 다름없다며, 이스라엘 정부가 자신들의 신앙뿐만 아니라 역사마저 통제하려 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현장의 종교 지도자들 역시 이번 법안이 종교적 공존의 가능성을 완전히 짓밟는 행위라고 지적한다. 기독교와 이슬람, 유대교가 공존해야 할 거룩한 도시에서 특정 종교의 목소리만을 지우려는 시도는 결국 더 큰 증오와 폭력만을 낳을 뿐이라는 경고이다. 조용해진 미나레트 아래 흐르는 침묵은 평화가 아니라, 폭발 직전의 팽팽한 긴장감으로 가득 차 있다.

 

소리의 공존이 곧 평화의 시작이다

 

이스라엘의 아잔 제한 조치는 국제법이 보장하는 종교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이며, 중동의 화약고인 예루살렘의 평화를 근본적으로 흔드는 위험한 도박이라는 소리가 높다. 영토와 자원의 분쟁을 넘어 인간의 내면적 신앙과 역사적 삶의 궤적까지 통제하려는 권력의 시도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진정한 평화는 상대방의 목소리를 지우고 침묵을 강요하는 데서 오지 않는다.

 

오히려 서로 다른 종교의 소리와 문화가 한 공간에서 조화를 이루며 울려 퍼질 때 비로소 공존의 문이 열린다. 이스라엘 정부는 국제사회의 우려와 현지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종교적 갈등을 심화시키는 일방적인 조치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예루살렘의 미나레트에서 울려 퍼지는 아잔 소리가 울림을 멈추지 않을 때, 이 땅의 인간적 존엄성과 평화의 불씨도 비로소 지켜질 수 있다.

작성 2026.07.02 15:37 수정 2026.07.02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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