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많은 사람이 노후 준비의 핵심으로 연금과 자산관리를 꼽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안정적인 노후를 위해서는 경제적 준비만큼 중요한 것이 건강관리라고 강조한다. 아무리 많은 자산을 모아도 건강을 잃으면 의료비 부담이 커지고 삶의 질도 크게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건강보험 통계를 보면 연령이 높아질수록 의료 이용과 진료비 지출은 꾸준히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고혈압과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관절질환 등 만성질환은 장기간 치료와 약물 복용이 필요한 경우가 많아 노후 의료비 부담을 키우는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질환 상당수가 잘못된 생활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설명한다. 생활습관을 조금만 개선해도 질병 예방은 물론 의료비 절감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건강을 해치는 대표적인 습관으로는 늦게 자는 생활, 운동 부족, 폭식, 잦은 야식, 단 음식 과다 섭취, 하루 종일 앉아 있는 생활, 잠들기 전 스마트폰 사용, 과도한 음주와 흡연 등이 있다. 대부분은 특별한 행동이 아니라 누구나 일상에서 반복하는 습관들이다.
서울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 씨(54)는 수년 동안 야근과 회식이 반복되면서 운동할 시간을 내지 못했다. 늦은 밤 야식을 먹고 잠드는 생활이 이어졌고 건강검진에서는 고혈압과 지방간 진단을 받았다. 이후 하루 30분 걷기 운동을 시작하고 저녁 식사 시간을 앞당기는 등 생활습관을 바꾼 결과 체중이 감소했고 혈압도 안정세를 되찾았다. 김 씨는 "운동보다 생활습관을 먼저 바꾸니 몸이 달라지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경기도에 사는 박모 씨(62)는 은퇴 후에도 스마트폰을 보며 늦게 잠드는 생활을 이어왔다. 만성 피로와 소화불량을 자주 겪었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러나 규칙적인 취침 시간과 아침 산책을 시작한 뒤 수면의 질이 향상됐고 건강검진 수치도 이전보다 좋아졌다고 말했다.

변성원 교수(안산대 간호학과)는 "건강은 특별한 치료보다 예방이 훨씬 중요하다"며 "만성질환의 상당수는 잘못된 생활습관이 장기간 누적되면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질병 발생 위험을 낮추고 의료비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이어 "규칙적인 수면과 균형 잡힌 식사, 꾸준한 걷기 운동, 금연과 절주는 가장 효과적인 건강관리 방법"이라며 "거창한 목표보다 오늘부터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습관을 만드는 것이 건강한 노후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현대인은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신체 활동량이 크게 감소하고 있다. 컴퓨터와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늘면서 운동 부족은 일상이 됐고, 이는 근육 감소와 체중 증가, 심혈관질환 위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최소 1시간마다 자리에서 일어나 가볍게 걷거나 스트레칭을 하는 것만으로도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한다.
식습관도 중요하다. 짜고 달고 기름진 음식 대신 채소와 과일, 단백질을 균형 있게 섭취하는 식단은 만성질환 예방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또한 하루 20~30분 정도 햇볕을 쬐며 걷는 습관은 비타민D 생성과 면역력 유지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건강은 병이 생긴 뒤 치료하는 것보다 미리 예방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다. 병원을 자주 찾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은 비싼 건강식품이나 특별한 비법이 아니라 생활습관을 바로잡는 데 있다.
전문가들은 건강한 노후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오늘 조금 더 걷고, 조금 일찍 잠자리에 들고, 한 잔의 술을 줄이는 작은 실천이 쌓여 10년, 20년 뒤 건강한 삶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병원비를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병이 생긴 뒤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병이 생기지 않도록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이다. 건강은 미래를 위한 최고의 투자이며, 오늘의 작은 실천이 평생 의료비와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