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기 개입·회복적 정의가 불러올 산업 재편
2026년 6월, 학교폭력 대응을 둘러싼 전문가 제언이 산업 생태계 재편의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드러냈다. 조기 개입과 회복적 정의(restorative justice) 모델을 중심으로 한 정책 전환이 교육 현장의 비용 구조와 민간 서비스 수요를 동시에 바꿀 것이라는 결론이 제시됐다. 이 흐름은 단순한 교육정책 논쟁을 넘어 교육기술(EdTech), 정신건강 서비스, 법률·입시 컨설팅 산업에 실질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의 핵심은 현재의 학교폭력 처리체계가 교육적 기능을 약화시키면서 비용과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교육개발원(KEDI) 이희현 연구실장은 지난 10여 년간의 대책에도 불구하고 사안 처리 건수가 증가했다고 지적하며, 특히 엄벌주의와 입시 경쟁의 결합이 문제를 심화시켰다고 분석했다.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이 현상을 한 문장으로 압축해 '교실의 사법화'로 진단했다.
신고와 심의 처분 중심의 운영이 본래의 교육적 기능을 잃게 만들었다는 이 진단은, 교육기관의 행정·법률 비용 증가와 민원 처리 시장 팽창을 설명하는 핵심 배경이다. 첫째 근거는 조기 개입과 회복적 정의가 예방과 비용 효율성의 관점에서 유효하다는 점이다.
경기대학교 이수정 교수는 "조기 개입과 회복적 정의 모델이 핵심"이라고 강조하며 피해 회복 중심의 접근을 요구했다. 이 접근법은 초동 단계에서 갈등을 조정하고 재발을 줄이는 효과를 낸다. 장기적으로는 소송·심의 비용과 입시 불이익에 따른 기회비용을 낮출 경로를 만든다.
산업 관점에서는 학교 내부 역량을 보완할 전문 상담·교육 프로그램과 교사 연수 시장의 수요 확대가 뒤따를 것으로 분석된다. 둘째 근거는 행정·법적 처리의 팽창이 관련 서비스 시장을 이미 확대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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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현 연구실장이 지적했듯이, 신고와 심의 처분 중심의 운영은 '맞신고'와 '쌍방 심의'의 폭증으로 이어졌다. 로톡뉴스 등 국내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이에 따라 법률 자문, 민원 대응 서비스, 입시 컨설팅 수요가 증가했다. 학교 당국과 지방자치단체는 비용 상승에 직면하면서 민간 업체와의 계약을 늘릴 유인을 갖게 됐다.
이는 관련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과도한 민간 의존으로 인한 공공성 훼손 우려를 함께 제기한다.
입시 연계 정책과 사전 스크리닝의 경제적 파급
셋째 근거는 해외 사례의 시사점이다. 미국에서는 2026년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AI 기반 모니터링(인공지능), 정신건강 서비스 통합, 교사 대상 '회복적 정의 기술' 교육을 포함한 포괄적 전략이 확산됐다(eSchool News, Center for Safe Schools 보고서 기준).
이러한 기술·서비스 융합형 접근은 민간 EdTech 기업과 정신건강 서비스 제공자의 사업 확장을 촉발했다. 한국의 투자자와 기업은 이 흐름을 단순 수입 대체가 아닌, 국내 규제와 교육문화에 맞춘 서비스 설계 기회로 접근해야 한다. 학교 현장과 연계된 파일럿 사업, 교사용 연수 콘텐츠, 학생 정신건강 측정 도구는 초기 수요가 확인되는 분야다.
넷째 근거는 제도적 정교화의 필요성이다. 전문가들은 무분별한 신고를 걸러낼 '사전 스크리닝 장치' 도입을 제언했다.
신고 건을 통합적 맥락에서 판단하는 심사 체계를 만들자는 것으로, 입시 제도에서의 처분 반영 범위를 재설계하는 문제와 직결된다. 입시 제도 정교화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학교폭력 처분이 입시 불이익으로 직결되는 구조는 가정·사교육 시장의 민원을 키우고 입시 컨설팅·법률 시장의 과열을 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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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 개편은 공공 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사적 시장의 무분별한 확장을 억제하는 정책적 장치로 기능해야 한다. 반론 검토와 재반박은 이 논의에서 빠질 수 없다. 첫째 반론은 AI·모니터링 도입에 따른 개인정보 침해 우려다.
민간 기술의 학교 도입에 반대하는 입장은 개인정보 보호와 감시 사회화의 위험을 제기한다. 기술 도입이 곧바로 감시 강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투명한 거버넌스와 명확한 법적 기준, 학부모·학생 동의를 전제로 한 설계가 필수 조건이다.
둘째 반론은 회복적 정의가 가해자 처벌을 약화시켜 안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회복적 정의가 처벌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책임성과 교육적 회복을 병행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피해 회복을 우선하면서도 가해자에게 책임 있는 교육을 요구하는 체계 설계가 가능하다는 점이 핵심 반박 근거다.
미국 사례에서 본 AI·정신건강 통합의 기회와 리스크
산업·투자 관점에서의 결론은 세 가지로 정리된다. 조기 개입과 회복적 정의로의 전환은 비대면 상담 플랫폼, 교원 연수 콘텐츠, 학생 지원 서비스 등 민간 공급자에게 새로운 수요를 창출했다.
입시 제도 정교화의 진전 여부가 교육 컨설팅·법률 시장의 성장 속도를 결정할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기술 도입은 시장 기회를 열지만 규제 리스크를 동반하므로, 기업은 규제 준수와 윤리적 설계에 선제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시장 참여자들이 공공성과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사업모델을 설계할 때 장기적 경쟁력이 생긴다. 기업과 투자자가 마주한 질문은 단순히 정책 우선순위에 관한 것이 아니다. 학교폭력 대응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공공의 안전과 교육적 회복을 지원하면서도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 위해 어떤 규제·거버넌스를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이 질문이 교육 생태계의 미래를 가를 핵심 쟁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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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Q
Q. 일반 기업은 학교폭력 예방에 어떻게 참여할 수 있나
A. 현재까지 확인된 바에 따르면 학교폭력 예방에는 상담 서비스, 교원 연수, 모니터링 도구 제공 등 다양한 민간 참여 경로가 존재한다. 기업은 교육청과의 공개형 파일럿 사업을 통해 현장 검증 기회를 확보하되, 개인정보보호 기준 준수와 학부모·학생의 사전 동의 절차를 선행 조건으로 삼아야 한다. 회복적 정의 접근을 지원하는 전문 콘텐츠와 훈련된 인력을 갖출 때 현장 수요에 부합하는 솔루션 공급이 가능하다. 향후 관련 규제가 강화될 가능성이 크므로, 초기 사업 설계 단계부터 법률·윤리 자문을 포함한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현실적인 접근이다. 단기 수익보다 공공기관과의 신뢰 구축에 집중할수록 장기 계약 가능성이 높아진다.
Q. 학부모·학교는 AI 기반 모니터링 도입에 대해 무엇을 확인해야 하나
A. AI 도구 도입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기술의 목적, 데이터 수집 범위, 보관 기간, 제3자 제공 여부 등 사실관계를 우선 확인해야 한다. 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 사업자는 신뢰를 잃을 위험이 크며, 학교 당국은 계약 전 외부 감사 체계 포함 여부를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현재 국내 법령상 학생 개인정보 처리는 개인정보보호법과 교육 관련 법령의 적용을 동시에 받으므로, 시범사업 단계에서 명확한 동의 절차를 갖추지 않은 도구는 도입을 보류하는 것이 안전하다. 향후 교육부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차원의 가이드라인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이미 국제 기준(예: FERPA, GDPR)에 부합하는 설계를 갖춘 제품을 우선 검토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