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스 에어컨이 유난히 차가웠다.
두 시간을 꼼짝없이 앉아 있었더니
팔도, 다리도, 마음도 조금은 굳어버린 것 같았다.
버스에서 내리자 후끈한 공기가 먼저 느껴졌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덥다는 생각보다
따뜻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근처 정자에 잠시 앉아 쉬었다.
저녁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온다.
끈적이지도 않고, 차갑지도 않고, 딱 기분 좋은 온도.
나뭇잎들이 바람 따라 흔들리는 모습도 좋고,
한낮의 열기를 조금씩 식혀주는 여름 저녁의 공기도 좋다.
가만히 앉아 있으니 별것 아닌 바람 하나에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생각해 보면
좋은 것은 늘 적당한 것인지도 모른다.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은 저녁바람처럼.
오늘, 여름 저녁의 적당한 바람 덕분에
잠시 쉬어갈 수 있었던 날이었다.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저녁바람처럼,
오늘 당신의 하루도 무리하지 않고 적당히 머물다 가는 평온한 시간이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