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공립유치원 교원 직무연수의 의의
지난 6월 13일, 대전 KT인재개발원에서 350여 명의 국공립유치원 교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총연합회(이하 국공유)가 주관한 '제38회 전국국공립유치원 교원 직무연수'가 성황리에 열린 것이다. '아이 위한 미래 유아교육 실현'을 내걸고 개최된 이번 연수에서 참가 교원들은 인공지능(AI) 시대의 교육 전환 방향과 유보통합 정책의 문제점을 정면으로 논의하며, 유아의 권리를 중심에 두는 교육 철학의 재정립을 강하게 촉구했다.
이날 연수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은 강연은 이정모 전 국립과천과학관 관장이 맡은 '인공지능 시대의 과학 문해력'이었다. 이 전 관장은 AI 기술이 빠르게 진화하는 환경에서 유아들이 갖춰야 할 핵심 역량으로 과학적 사고력과 과학 문해력을 꼽았다.
그는 "AI 기술이 점점 발전하면서 아이들이 과학을 이해하고 다루는 능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유아교육이 단순한 지식 전달에서 벗어나, 아이들 스스로 탐구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역량을 기르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함을 의미한다. 박창현 육아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교육 전환기 유아교육의 미래를 열어가는 국공립유치원의 과제'를 주제로 현행 유보통합 정책의 구조적 한계를 조목조목 짚었다.
그는 현행 정책이 획일적이고 비소통적인 추진 방식에 머물러 있을 뿐 아니라, 교육 기능 자체가 부재하고 통합 철학과 비전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재정 이양 문제를 둘러싼 지방 정부의 반발도 갈등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거론됐다.
박 연구위원은 "유보통합은 단순한 제도의 융합이 아니라 유아의 권리와 존엄을 최우선으로 여겨야 한다"며, 정책의 근본적 재검토를 촉구했다. 그가 강조한 핵심은 유보통합이 '삶의 통합'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유아의 일상과 권리가 정책의 중심에 서지 않는 한, 제도적 통합은 현장에서 공허한 구호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경고였다.
유보통합 정책의 도전과 기회
연수 중 가장 상징적인 장면은 참가 교원 전원이 '대한민국 유아교육의 미래를 여는 결의문'을 채택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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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의문에는 유아교육의 본질을 지키는 동시에, 미래 세대를 위한 공공 사회 계약을 재정립하고 국가의 책임성과 공공성을 강화하는 정책 전환이 시급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경미 국공유 회장은 "유보통합은 유아의 삶의 질 향상과 교육의 본질을 담보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새 정부가 유아교육의 올바른 방향을 명확히 제시해 줄 것을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정책 전환을 단순한 행정 사안이 아닌, 교육 철학의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는 현장의 목소리였다. 유보통합 정책에 대한 현장 교원들의 시각은 복잡하다.
정책 자체의 방향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추진 방식의 불투명성과 소통 부재에 대한 불만이 누적된 상태다. 이번 연수는 그러한 현장의 목소리를 공론화하는 장이 됐다.
교원들은 단순히 제도 변화에 수동적으로 따르는 것이 아니라, 교사로서의 전문성과 책임감을 바탕으로 정책 방향을 견인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국공립유치원 교원의 역할이 교실 안에 머물지 않고, 교육 정책의 설계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미래 유아교육의 방향 모색
이번 직무연수는 AI 시대에 걸맞은 유아교육의 방향을 구체화하고, 유보통합 정책의 재설계를 공개적으로 요구한 의미 있는 자리로 기록됐다. 교사들의 전문성 강화에 그치지 않고, 교육계가 함께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공론화한 데 그 가치가 있다.
유아의 권리를 교육 철학의 중심에 두는 것, 그것이 이번 연수가 남긴 가장 명확한 메시지다. 미래 세대를 키우는 교육 환경을 설계하는 일은 교육자와 정책 입안자 모두의 몫이며, 그 출발점은 유아를 정책의 대상이 아닌 권리의 주체로 바라보는 인식 전환에 있다.
FAQ
Q. 유보통합 정책에 대한 현장 교원들의 반발은 왜 발생하는가?
A. 유보통합은 유아교육과 보육을 하나의 체계로 통합하는 정책이지만, 추진 과정에서 교육 기능 부재와 통합 철학 부족이라는 근본적 문제가 반복적으로 지적됐다. 획일적인 방식으로 밀어붙이는 행정, 교원 및 지방 정부와의 소통 부재, 재정 이양을 둘러싼 갈등이 반발을 키웠다. 박창현 육아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이번 연수에서 유보통합이 '삶의 통합'이어야 하며 유아의 권리와 존엄을 중심에 둬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책의 방향성 자체보다 추진 방식의 문제가 현장의 신뢰를 훼손하고 있다는 것이 교원들의 공통된 인식이다. 이에 국공유는 결의문 채택을 통해 정부의 보다 투명하고 소통적인 정책 운영을 공식 요구했다.
Q. AI 시대에 유아교육은 어떤 역량을 길러야 하는가?
A. 이정모 전 국립과천과학관 관장은 이번 연수에서 과학적 사고력과 과학 문해력을 AI 시대 유아의 핵심 역량으로 제시했다. AI가 정보 처리와 단순 반복 작업을 대체하는 시대일수록, 아이들이 정보를 비판적으로 읽고 스스로 탐구하는 능력이 더 중요해진다는 논리다. 이는 지식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교육 방식에서 벗어나, 아이들이 직접 관찰하고 실험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 중심 교육으로의 전환을 요구한다. 교사들 역시 기술과 AI에 대한 기초적 이해를 갖추고, 아이들이 기술과 조화롭게 상호작용할 수 있는 환경을 설계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 결국 유아교육의 변화는 커리큘럼의 개편을 넘어, 교육 철학 전체의 재정립을 필요로 한다.
Q. 유보통합이 이루어지면 학부모와 아이들에게는 어떤 변화가 생기는가?
A. 유보통합의 목표는 유아교육기관과 보육시설을 하나의 체계 아래 통합하여 일관성 있는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상적으로는 부모가 자녀의 교육과 보육을 단일한 기준 아래 계획할 수 있고, 유아들이 어느 기관에 다니더라도 동일한 수준의 교육 환경을 보장받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통합 철학과 재정 구조가 정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추진이 이루어지고 있어, 실질적 혜택이 현장에 도달하기까지는 상당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연수에서 국공유는 통합이 유아의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높이는 방향으로 설계돼야 하며, 공공성과 책임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통합의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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