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나라의 전쟁이 이제 하나의 '불의 고리'로 번지고 있다. 이스라엘과 이란이 몇 달 만에 미사일을 주고받은 그 밤, 멀리 아라비아반도 남단의 예멘이 전선에 뛰어들었다. 이란을 등에 업은 후티 반군이 6월 8일 월요일 아침 이스라엘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쏘아 올리며, 4월 8일 이후 지켜 온 정전을 스스로 깨고 분쟁에 공식 복귀했다. 그들은 한 발의 미사일에 그치지 않았다. 세계 물류의 동맥인 홍해를 통째로 닫겠다고 선언했다. 바다가 다시 전쟁터가 되는 순간, 이 글은 그 파고(波高) 아래 잠긴 사람들의 이야기를 따라간다.
왜, 예멘은 지금 칼을 빼 들었나
도화선은 레바논에서 당겨졌다. 이스라엘이 일요일 베이루트 남부 다히예의 헤즈볼라 표적을 타격하자, 이란이 직접 보복에 나섰고, 그 연쇄의 끝에서 후티가 움직였다. 후티의 논리는 이른바 '전선의 통일(Unity of the Fronts)'이다. 후티 군 대변인 야흐야 사리는 레바논과 이란, 가자를 겨눈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한 응답으로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모든 저항 전선에 대한 공격이 멈출 때까지 타격을 계속하겠다고 공언했다. 하나의 전선이 흔들리면 다른 전선이 호응하는, 이른바 '저항의 축'이 작동한 셈이다.
무엇이, 누가 방아쇠를 당겼나
후티 군 대변인 사리는 위성방송 알마시라를 통해, 점령지 '야파(자파)' 지역의 민감한 표적을 향해 미사일 공세를 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은 예멘에서 날아온 미사일을 공중에서 요격해 파괴했다고 밝혔다. 정작 세계를 긴장시킨 것은 미사일 한 발이 아니라, 그 뒤에 이어진 선언이다. 사리는 홍해에서 이스라엘 선박의 항행을 전면적으로, 완전히 금지한다고 선포하며, 이스라엘과 연관된 모든 선박이 즉각 표적이 될 것이라 경고했다. 후티의 군사 조직 안사룰라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이 이스라엘 선박에 닫혔음을 알렸다. 그는 '고조에는 고조로 맞서겠다'며 작전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이렌이 울린 그날, 바다가 좁아졌다
6월 8일 아침, 이스라엘 중부 곳곳에 공습경보 사이렌이 울려 퍼졌으나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그러나 진짜 충격파는 바다에서 번진다. 가자 전쟁 당시 후티는 100차례가 넘는 공격으로 선원 최소 9명의 목숨을 앗고 선박 4척을 침몰시켰으며, 해마다 1조 달러 규모의 물자가 오가던 홍해 물류와 수에즈 운하 통항을 마비시킨 바 있다.
후티는 그간 130발이 넘는 탄도미사일과 수십 대의 드론을 이스라엘로 날렸고, 2024년 7월 텔아비브에서 민간인 한 명이 숨진 사건은 이스라엘의 첫 예멘 공습을 불렀다. 더 무거운 그림자는 유가다. 호르무즈 해협이 닫힌 뒤 사우디아라비아가 하루 수백만 배럴의 원유를 바브엘만데브로 우회시켜 왔는데, 이제 그 길마저 위협받게 됐다. 세계의 기름이 드나드는 두 관문이 동시에 조여드는 형국이다.
바다는 누구의 것인가
홍해는 본래 길이었다. 곡물과 기름과 약을 실은 배가 대륙과 대륙을 잇던, 인류가 만든 가장 오래된 협력의 통로였다. 그런데 지금 그 길 위로 미사일의 그림자가 드리운다. 정치인은 '전선의 통일'을 말하지만, 그 바다 위를 지나는 화물선의 갑판에는 정치도 이념도 모르는 선원들이 서 있다. 필리핀에서, 인도에서, 아프리카의 작은 항구에서 가족을 먹이려 배에 오른 이들이다. 그들의 국적은 이 전쟁의 어느 명분에도 속하지 않는다.
전쟁의 가장 무서운 속성은 번짐이다. 한 곳의 불씨가 옆으로, 또 옆으로 옮겨붙어 마침내 누구도 끄지 못하는 고리가 된다. 두 나라의 다툼이 세 나라가 되고, 육지의 전쟁이 바다의 봉쇄가 되는 이 속도 앞에서,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모두를 먹여 온 그 바다가 모두를 위협하는 덫이 될 때, 인류는 끝내 무엇을 건져 올릴 것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