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거주 아닌 주택 보유엔 더 큰 부담”…이재명 정부, 부동산 규제 기조 재확인
다주택자 비거주 1주택자 규제 강화 예고 세제 금융 압박 확대 전망
공급 확대 방안도 조만간 발표 “투기 수요 억제, 실수요 중심 시장 재편”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부동산 정책의 방향을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 투기와 투자 목적의 주택 보유에는 더 큰 부담을 부과하고, 실수요자를 위한 공급은 확대하겠다는 기존 원칙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하반기 부동산 시장은 세제와 금융 규제 강화라는 새로운 변곡점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통령은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여러 채를 가지고 있는 것을 막지는 않겠다”면서도 “그에 상응하는 부담은 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오래 보유했다고 투자 소득에 과도한 혜택을 주는 것은 투기를 권장하는 사회와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발언은 정부가 추진 중인 부동산 세제 개편의 방향성을 명확히 보여주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다주택자와 고가 1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을 높이고, 실거주하지 않는 주택 보유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축소하는 방안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가 주목하는 지점은 ‘실거주 여부’다. 주택을 투자 수단이 아닌 거주 공간으로 바라보겠다는 정책 철학이 더욱 선명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실거주 목적이 아닌 주택 보유 비용을 높여 기존 주택이 시장에 매물로 나오도록 유도하고, 이를 통해 실수요자 중심의 거래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실제로 정부가 올해 초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을 밝힌 이후 시장에는 급매물이 증가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지난 3월 8만 건을 넘어섰지만, 이후 거래가 진행되면서 최근에는 5
만9천여 건 수준으로 감소했다. 정부는 이러한 흐름이 시장 정상화 과정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세제 개편과 함께 규제지역 확대 가능성도 거론된다. 최근 집값 상승세가 두드러진 경기 화성 동탄과 구리 등 비규제 지역을 대상으로 조정대상지역 또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 검토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 과열 조짐이 나타나는 지역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미다.
관심은 비거주 1주택자 규제로도 쏠린다. 금융위원회는 이미 다주택자 주택담보대출 만기 연장 제한 방안을 발표하면서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추가 규제도 예고한 상태다.
현재 금융당국은 실제 거주 목적이 아닌 투자성 보유 여부를 가려내는 기준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직장 이전이나 자녀 교육, 부모 봉양, 질병 치료 등 불가피한 사유는 예외로 인정하되, 투기 목적의 주택 보유에 대해서는 전세대출 신규 취급이나 만기 연장에 제한을 두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다만 현실적으로 투기성과 실수요를 명확히 구분하는 기준을 마련하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다. 자칫 규제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질 경우 실수요자까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정부는 규제 강화와 함께 공급 확대 정책도 병행할 방침이다. 이 대통령은 “공급을 늘리는 정책을 정리하고 있으며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미 수도권 135만 가구 공급 계획과 함께 용산·과천·성남 등 주요 지역 신규 공급, 매입임대주택 확대, 비아파트 공급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다시 확대되고 전월세 시장 불안도 이어지는 만큼 단기간에 공급 효과를 낼 수 있는 수단을 총동원하겠다는 전략이다.
전세시장에 대한 인식도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전세 물량 감소 현상에 대해 다주택자 보유 물량이 무주택자에게 이전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자연스러운 변화라고 평가했다. 전세가격 역시 일부 상승세는 있지만 시장 전체가 급등 국면에 진입한 것은 아니라는 판단을 내놓았다.
대신 정부는 중산층도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양질의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해 전세시장 불안을 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부동산 시장은 이제 하반기 발표될 세제 개편안과 공급 대책을 주목하고 있다. 실거주 중심 시장 재편이라는 정부의 의지가 다시 한번 확인된 만큼, 향후 시장은 투자 수요에 대한 압박과 공급 확대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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