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중심으로 영유아 사이에서 감염병 확산세가 심상치 않아 부모들의 불안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주로 여름철에 기승을 부리는 특정 바이러스성 질환이 예년보다 빠르게 퍼지면서 방역당국도 긴급 위생수칙 준수를 당부하고 나섰다. 특히 면역력이 취약한 6세 이하의 어린 자녀를 둔 가정에서는 일상 속 철저한 위생 관리가 요구된다.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최신 표본감시 결과에 따르면, 최근 3주 동안 이 질환의 의사환자분율이 지속적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주별 발생 추이를 살펴보면 20주 차에 1,000명당 1.7명 수준이던 환자가 21주 차에 2.3명으로 늘어났고, 가장 최근인 22주 차에는 4.3명까지 급증했다. 특히 0세에서 6세 사이의 영유아층의 확산세는 더욱 가파르다. 영유아 군의 의사환자분율은 1,000명당 5.9명에 달해, 불과 일주일 전 기록한 2.9명과 비교했을 때 2배에 육박하는 폭발적인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처럼 영유아를 위협하는 질환은 다름 아닌 '수족구병'이다. 수족구병은 주로 장바이러스의 일종인 엔테로바이러스나 콕사키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질환이다. 통상적으로 매년 5월부터 환자가 늘어나기 시작해 기온이 높은 6월에서 9월 사이에 본격적인 유행 시기를 맞는 특징이 있다. 방역당국은 현재의 기후 조건과 과거 발생 패턴을 감안할 때, 당분간 환자 발생이 우상향 동향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족구병의 가장 전형적인 징후는 이름 그대로 손과 발, 그리고 입안 점막에 생기는 수포성 발진과 물집, 궤양이다. 이와 함께 고열이 동반되거나 몸에 힘이 없는 무력감, 식욕 부진이 나타나며 설사와 구토 같은 소화기 증상이 함께 발생하기도 한다. 대개 발열이 시작되고 하루나 이틀이 지나면 입안의 볼 안쪽 벽이나 혀, 잇몸 등에 붉은 반점이 돋아나며 곧 통증을 유발하는 수포로 발전한다. 뒤이어 손등과 발등, 엉덩이 부위에도 피부 발진이 올라오는데 영유아는 기저귀가 닿는 부위에 집중적으로 분포하기도 한다.
문제는 전염력이 매우 강하다는 점이다. 수족구병은 환자의 대변을 비롯해 침이나 가래, 콧물 같은 호흡기 분비물, 물집에서 나오는 진물 등과 직접 접촉할 때 쉽게 전파된다. 감염된 영유아가 손을 제대로 씻지 않은 상태로 장난감이나 공용 물품을 만지면 바이러스가 표면에 묻어 장시간 생존하며, 이를 다른 아이가 만진 후 입이나 코를 비빌 때 간접 감염으로 이어진다. 발병 첫 주에 전염성이 가장 강력하지만, 외형적인 증상이 모두 사라진 이후에도 수 주 동안 변을 통해 바이러스가 배출될 수 있어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보육시설과 일선 가정에서의 철저한 환경 제어를 거듭 강조했다. 가정 내부에서는 아이가 의심 증상을 보일 경우 지체 없이 소아청소년과 등 의료기관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대부분의 환자는 3~4일이 지나면 증세가 누그러지고 일주일에서 열흘 사이에 자연스럽게 회복되는 경과를 보인다. 그러나 극히 드문 확률로 뇌막염이나 뇌염, 심근염 등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번질 위험이 상존한다. 특이 원인균인 엔테로바이러스 A71형에 감염됐을 때는 신경계 마비증상이나 폐출혈 등으로 이어져 생명을 위협할 수 있으므로 보호자의 세심한 관찰이 필수적이다.
가정 내 환자가 발생했다면 놀이터, 문화센터 등 다중이용시설 방문을 전면 중단하고 자가 격리에 들어가야 한다. 환자가 사용하는 식기, 의류, 이불 등은 별도로 분리해 삶거나 소독 관리를 철저히 해야 전파를 막는다. 집단생활을 하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는 원내 소독 강도를 높여야 한다. 문 손잡이, 완구류, 공용 놀이기구 등 아이들의 손이 자주 닿는 가구 표면은 주기적으로 닦아내야 하며, 감염된 아이는 전염 기간이 지날 때까지 등원을 중단하고 완치 판정을 받은 후에 복귀하도록 조치해야 한다.
현재 수족구병은 국내에 상용화된 예방 백신이나 근본적인 치료제가 존재하지 않는 상태다. 따라서 증상이 나타나면 열을 내리는 해열진통제를 투여하거나 탈수를 막기 위해 수분을 공급하는 대증요법에 의존해야 한다. 다만 소아 환자에게 아스피린 계열의 약물을 임의로 복용시키는 것은 금기 사항이다. 구강 내 궤양으로 인해 아이가 음식을 거부하고 물조차 마시지 못해 심각한 탈수 현상이 올 때는 병원에서 정맥용 수액 치료를 받아야 한다.
결과적으로 최고의 예방책은 '올바른 손 씻기'의 생활화다. 외출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배변 후, 식사하기 전과 후, 그리고 기저귀를 교체한 전후에는 반드시 흐르는 물에 비누를 사용해 30초 이상 구석구석 손을 씻어야 한다. 영유아뿐만 아니라 이들을 돌보는 부모, 임산부, 그리고 어린이집 종사자 등 성인 보호자들도 예외 없이 위생 수칙을 엄수해야 영유아로 이어지는 감염 고리를 끊어낼 수 있다.
백신이 없는 수족구병의 확산을 막는 유일한 열쇠는 철저한 개인위생과 신속한 격리 조치다. 유행 정점기에 진입한 만큼 가정과 교육 현장이 유기적으로 협력하여 손 씻기와 표면 소독을 일상화해야만 자녀들의 건강한 여름철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