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들 사이에서 수학과 과학 과목을 피하려는 흐름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이공계 인재 수요가 커지고 있지만 실제 교육 현장에서는 정반대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입시업계가 2026년 5월 전국연합학력평가 응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과학탐구 과목을 선택한 학생 비율은 전체 응시생 가운데 20% 초반 수준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수년간 이어진 감소 흐름이 올해 들어 더욱 가속화한 셈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상황은 달랐다. 과거에는 자연계 진학을 준비하는 학생 상당수가 과학탐구와 미적분을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사회탐구 과목으로 이동하는 학생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교육 현장에서는 대학 입시 구조 변화가 이런 흐름을 키웠다고 분석한다. 주요 대학들이 자연계 학과에서도 특정 수학·과학 과목 응시 조건을 완화하거나 폐지하면서 어려운 과목을 굳이 선택하지 않아도 지원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수학 영역에서도 비슷한 변화가 확인됐다. 자연계 핵심 과목으로 꼽히는 미적분과 기하 응시 비율은 올해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특히 미적분 선택률은 30% 아래 수준에서 머물며 수험생들의 수학 부담 회피 현상이 더욱 뚜렷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상위권 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학생들 사이에서도 어려운 과목 대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선택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는 의미다.
교육 전문가들은 202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 역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본다. 정부는 문·이과 경계를 줄이고 융합형 인재를 육성한다는 취지로 통합형 수능 체계를 도입할 예정이다.
새 수능 체계에서는 수학 선택과목 구조가 축소되고 과학 역시 통합형 중심으로 출제 범위가 조정된다. 이 때문에 학생들 사이에서는 심화 수학과 과학 학습의 필요성이 이전보다 낮게 인식되는 분위기다.
입시업계는 이러한 흐름이 장기적으로 국가 경쟁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 AI와 반도체 산업은 고급 이공계 인재 확보가 핵심인데 고교 단계부터 수학·과학 기피 현상이 심화할 경우 대학과 산업 현장 모두 인재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시험 제도를 바꾸는 접근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학생들이 수학과 과학을 미래 진로와 연결해 체감할 수 있도록 교육 환경과 진로 설계 시스템을 함께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또한 지나친 입시 부담 완화 중심 정책이 오히려 기초 학문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교육계에서는 이공계 분야 학습 동기를 높이기 위한 실질적 지원과 장기적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AI와 반도체 산업 경쟁이 국가 핵심 과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수학·과학 기피 현상은 단순한 입시 변화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미래 산업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이공계 학습 필요성을 체감할 수 있도록 교육 체계와 입시 정책 전반에 대한 균형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