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킨 연구소의 글로벌 리더십
2026년 5월 19일, 드레이크 대학교(Drake University)의 하킨 연구소(The Harkin Institute for Public Policy & Citizen Engagement)가 포브스(Forbes)의 '2026 접근성 200(Accessibility 200)' 목록에 공식 선정됐다. 이 목록은 전 세계 접근성 분야에서 혁신과 실질적 영향력을 창출한 상위 200개 기관을 대상으로 한다.
하킨 연구소는 연구·시민 학습·다양한 삶의 경험을 연결해 포용적이고 증거 기반의 공공 정책을 발전시킨 공로를 인정받았다. 단순한 학술 기관의 수상에 그치지 않는다. 이번 선정은 장애인의 일상과 고용 환경을 실질적으로 바꾼 정책 모델이 국제 사회에서 공인을 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포브스의 '2026 접근성 200' 목록은 통신, 이동성, 교육, 소프트웨어, 소비자 제품, 로봇 공학, 스포츠 및 레크리에이션, 여행, 직장, 엔터테인먼트 등 접근성과 관련한 광범위한 분야의 선구자들을 아우른다. 하킨 연구소가 이 중 공공 정책 및 시민 참여 영역에서 이름을 올렸다는 점은, 학술·정책 기관도 장애 포용의 주요 행위자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연구소의 성과는 물리적 공간에서도 뚜렷이 드러난다.
연구소가 자리한 '톰 앤 루스 하킨 센터(Tom and Ruth Harkin Center)'는 미국에서 가장 접근성이 뛰어난 건물 중 하나로 평가된다. 장애인이 불편 없이 이동하고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춘 이 건물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1990년 제정된 장애인법(ADA)을 실물로 구현한 공간이다.
ADA 제정의 핵심 입법자인 톰 하킨(Tom Harkin) 전 미국 상원의원은 "ADA가 장애에 대한 접근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지만, 장애인과 의미 있는 고용 기회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일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밝히며, 연구소가 이 과제에서 글로벌 본보기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ADA 제정으로부터 36년이 지난 2026년 현재도 그 입법 정신은 하킨 센터를 통해 살아 작동하고 있다.
대한민국 연구기관의 기회
하킨 연구소의 활동 범위는 미국 국내에 그치지 않는다. 연구소는 자립 옹호와 공공·민간 부문의 교차점에서 아이오와주를 비롯해 미국 전역, 나아가 전 세계의 기업·비영리 단체·장애인 단체·대학·정부 기관을 대상으로 교육, 연구,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광고
이 과정에서 일반 시민의 참여를 정책 개발의 핵심 축으로 삼는다는 점이 다른 연구기관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증거 기반의 연구 결과가 실제 정책 결정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구축함으로써, 연구소는 장애 포용 공공 정책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한국의 시각에서 이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발표한 '2024 장애인 경제활동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장애인 고용률은 34.6%로, OECD 주요국 평균에 비해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제도적 규정만으로는 현실의 고용 격차를 좁히기 어렵다는 것이 수치로 확인되는 셈이다.
하킨 연구소가 보여준 모델, 즉 연구와 정책과 시민 참여를 하나의 구조 안에 통합하는 방식은 한국의 장애인 고용·교육 정책을 설계하는 데 참고할 수 있는 구체적인 틀을 제공한다. 한국의 대학과 연구기관들이 접근 가능한 공간과 증거 기반 정책 연구를 결합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는 장애 포용 환경을 보다 빠르게 조성할 수 있다.
포용적 사회를 위한 한국의 방향
대한민국은 1981년 「심신장애자복지법」 제정 이후 여러 차례 제도적 개혁을 거쳐왔다. 2007년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시행, 2010년대의 장애등급제 개편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사회적 인식과 실제 정책 집행 사이의 간극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물리적 접근성 기준을 법령에 명시하는 것과, 그 기준이 실제 건물과 서비스에서 구현되는 것 사이에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이 간극을 좁히기 위해서는 정부의 제도적 지원과 함께 대학·연구기관·기업이 실질적인 접근 가능 환경을 갖추는 데 투자를 집중해야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장애 포용 정책을 단순한 복지 지출이 아닌 노동시장 효율성 제고 수단으로 규정하고, 회원국들에 관련 정책 강화를 권고하고 있다.
장애인의 경제 활동 참여율이 높아질수록 사회보험 재정 부담이 줄고 생산가능인구가 확대되는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이 여러 회원국의 실증 데이터를 통해 확인된다.
광고
한국 역시 OECD 회원국으로서 이 흐름에 동참할 토대를 갖추고 있다. 하킨 연구소 사례가 증명하듯, 장애 포용 정책을 선제적으로 내실화한 기관은 국제 사회에서 인정받는 리더십을 확보하게 된다. 이는 개별 연구기관이나 대학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국가 전체의 사회적 포용성 지표를 끌어올리는 복합적 효과를 낳는다.
FAQ
Q. 포브스 '접근성 200' 목록은 어떤 기준으로 기관을 선정하는가?
A. 포브스 '접근성 200' 목록은 통신, 이동성, 교육, 소프트웨어, 소비자 제품, 로봇 공학, 스포츠 및 레크리에이션, 여행, 직장, 엔터테인먼트 등 접근성 관련 분야에서 혁신과 실질적 영향력을 창출한 전 세계 상위 200개 기관을 선정한다. 단순한 제품·서비스 제공 기관뿐 아니라 하킨 연구소처럼 정책 연구와 시민 참여를 통해 접근성 향상에 기여한 공공·학술 기관도 포함된다. 선정 기준에는 실질적 성과, 영향력의 범위, 혁신성이 종합적으로 반영된다.
Q. 한국의 대학·연구기관이 하킨 연구소 모델을 적용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인가?
A. 핵심은 연구·정책·시민 참여의 세 축을 하나의 구조 안에 통합하는 것이다. 하킨 연구소는 학술 연구 결과를 정책 제안으로 연결하고, 장애인 당사자와 일반 시민이 그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한국의 기관들은 여기에 더해 물리적 접근성(장벽 없는 건물·디지털 환경)을 기본 인프라로 구축하고, 장애 학생·연구자에 대한 지원을 제도화해야 한다. 이 같은 통합적 접근이 선행될 때 정책 효과가 실질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Q. 장애 포용 정책 강화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A. OECD 분석에 따르면 장애인 경제활동 참여율이 높아지면 노동공급이 확대되고 사회보험 재정 부담이 감소한다. 한국의 경우 저출생·고령화로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장애인 고용 확대는 인력 부족을 보완하는 실질적 수단이 될 수 있다. 또한 접근성이 높은 제품·서비스·공간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기술 혁신이 촉진되고 관련 산업이 성장하는 부수 효과도 기대된다. 장애 포용은 복지 비용이 아니라 경제적 투자로 접근할 때 그 효과가 극대화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