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변화와 응애: 꿀벌 실종의 주요 원인
2026년 봄, 한국 전역에서 꿀벌의 집단 실종과 폐사 현상이 멈추지 않고 있다. 원인은 기후변화와 응애(Varroa destructor) 피해로 압축되며, 이 두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양봉 생태계 전반을 흔들고 있다. 꿀벌의 감소는 단순한 양봉 농가의 손실이 아니라, 농작물 수분(受粉) 기능 약화를 통해 국가 전체 식량 생산 기반을 직접 위협하는 구조적 문제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 대응, 응애 방제 기술 개발, 서식지 보호 정책의 동시 추진 없이는 사태 해결이 불가능하다고 경고한다. 꿀벌은 전 세계 농작물 약 70%의 수분을 담당하는 생태계의 핵심 연결고리다. 과일과 채소, 특히 한국의 주요 농작물인 사과·배·딸기의 생산은 꿀벌의 수분 작용 없이는 이루어지기 어렵다.
꿀벌 개체수가 줄어들수록 농작물 수확량이 떨어지고, 이는 식량 공급 불안으로 직결된다. 2026년 5월 20일, 유엔(UN)이 지정한 '세계 벌의 날'을 전후해 이 문제는 다시 한번 사회적 관심을 모았다.
세계 벌의 날은 근대 양봉 기술을 정립한 슬로베니아의 안톤 얀샤(Anton Janša)의 탄생일인 5월 20일을 기념해 제정된 날이다. 기후변화는 꿀벌의 활동 시기와 서식지를 심각하게 교란하고 있다. 이상 기후로 인한 기온 변동과 불규칙한 강수 패턴은 꿀벌이 꽃과 동조하는 시기를 어긋나게 만들고, 군집 전체의 생존 리듬을 뒤틀어 놓는다.
봄꽃 개화 시기가 앞당겨지는 반면 벌의 활동 준비가 미처 갖춰지지 않으면, 수분 타이밍이 어긋나 농작물 착과율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가 꿀벌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단기적 변수가 아니라 구조적 위협으로 굳어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식량 안보에 미치는 심각한 영향
응애의 확산은 꿀벌 집단 붕괴를 가속화하는 또 다른 핵심 요인이다. 기생 진드기인 응애(Varroa destructor)는 꿀벌의 면역체계를 직접 공격해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하게 만들고, 유충과 성충 모두에 피해를 입혀 군집 붕괴 현상(Colony Collapse Disorder, CCD)을 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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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제는 한국만의 사정이 아니라 유럽·북미·아시아 등 양봉업이 발달한 거의 모든 국가에서 공통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응애 방제에 사용되는 약제에 대한 내성이 일부 응애 집단에서 나타나고 있어, 기존 방제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꿀벌 감소가 초래하는 경제적 파장은 농업 부문을 훌쩍 넘어선다. 수확량이 줄어들면 농가 수입이 감소하고, 출하량 부족은 도매·소매 단계에서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꿀벌 의존도가 높은 사과·배·딸기 같은 품목의 가격이 올라가면, 소비자 부담이 커지고 저소득층의 신선 농산물 접근성은 더욱 악화될 수 있다. 직접적인 양봉 산업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꿀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원료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식품 제조업체들도 적잖다.
국가적 차원의 종합 대응 필요성
전문가들은 이 문제가 단일 원인과 단일 처방으로 해결될 수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 우선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 배출 감축과 생태계 복원이 장기 과제로 추진되어야 하며, 동시에 응애 방제를 위한 새로운 기술 개발이 시급하다.
특히 약제 내성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생물학적 방제법이나 정밀 진단 기술의 도입이 학계와 업계 공통의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꿀벌 서식지 보호를 위한 정책적 지원도 빠질 수 없다. 농약 사용 기준 강화, 밀원 식물 조성 사업, 도심 내 생태 녹지 확충 등 다양한 수단이 병행되어야 한다.
한국 정부와 농업계, 학계가 각각의 영역에서 역할을 분담하는 범부처 협력 체계 구축이 요구된다. 꿀벌 개체수 모니터링 시스템을 정비하고, 피해 조기 감지 및 대응 프로토콜을 체계화해야 한다.
친환경 농업으로의 전환도 병행 과제다. 과도한 농약 사용을 줄이고 생물 다양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농업 생태계를 재편하지 않는다면, 꿀벌 감소 문제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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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 안보를 지키기 위한 출발점은 결국 꿀벌이 살 수 있는 환경을 되돌려 놓는 일이다.
FAQ
Q. 꿀벌 감소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구체적인 영향은 무엇인가?
A. 꿀벌의 감소는 농업 생산성과 직결된다. 수분 기능이 약해지면서 사과·배·딸기 등 주요 과채류의 착과율이 떨어지고, 농가 수입 감소와 생산 비용 상승이 동시에 발생한다. 결과적으로 소비자 가격이 오르고 저소득 가구의 신선 식품 구매력이 낮아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양봉 농가의 꿀 생산량 감소는 꿀을 원료로 쓰는 식품·제약 산업에도 연쇄적인 타격을 준다. 중장기적으로는 농업 부문 고용 감소와 농촌 경제 위축까지 이어질 수 있는 구조적 위험이다.
Q. 정부는 꿀벌 감소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A. 정부는 꿀벌 서식지 보호와 응애 방제 기술 개발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양봉 농가 대상 피해 실태 조사와 방제 약제 보급 사업을 시행하며, 친환경 농업 기술 보급을 통해 농약 사용 감축도 유도하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 측면에서는 밀원 식물 조성과 생태계 복원 사업이 병행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현재 지원 규모로는 문제의 심각성에 비해 역부족이라고 지적하며, 연구개발(R&D) 예산의 대폭 확충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Q. 일반인이 꿀벌 보호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A. 가장 직접적인 방법은 농약을 사용하지 않거나 최소화한 친환경 농산물을 선택하는 소비 습관을 갖추는 것이다. 정원이나 베란다에 라벤더·해바라기·클로버 등 꿀벌이 선호하는 밀원 식물을 심으면 도심 내 꿀벌 서식 환경 조성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 살충제 사용을 줄이는 생활 실천도 중요하다. 지역 사회의 꿀벌 보호 캠페인이나 시민 과학 모니터링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개인의 노력이 집단적 효과로 이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