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3.5~3.75% 범위에서 동결한 가운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임기 종료를 앞두고 인플레이션과 중앙은행 독립성 문제를 동시에 경고했다. 미국 언론과 경제 분석 채널들에 따르면, 연준 내부에서는 향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는 ‘완화 편향(Easing Bias)’ 유지 여부를 둘러싼 이견이 커지고 있으며, 중동발 에너지 충격과 관세 영향이 향후 통화정책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파월 의장은 현재 금리가 “충분히 제약적인 수준”에 도달해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목표치인 2%를 웃돌고 있다고 진단했다.
연준은 특히 ‘민간 국내 최종 구매(PDFP)’ 지표를 통해 미국 경제의 실질 성장 동력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터센터 건설 확대와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수요가 기업 지출을 견인하고 있으며, 소비 역시 예상보다 강한 회복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다만 노동시장 흐름에는 변화 조짐이 감지됐다. 실업률은 4.3% 수준으로 안정적이지만, 파월은 사실상 “순 신규 고용 증가가 거의 멈춘 상태”라고 평가했다. 이민 감소와 노동참여율 둔화가 공급 측면 제약으로 작용하는 동시에 기업들의 고용 수요도 완만히 약화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인플레이션 문제는 이번 회견의 핵심 쟁점이었다. 연준은 현재 물가 흐름을 팬데믹, 우크라이나 전쟁, 관세 정책, 중동발 유가 급등 등 이른바 ‘4대 공급 쇼크’의 누적 결과로 보고 있다.
특히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20달러 수준에 근접하면서 에너지 가격 상승이 전체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를 자극하고 있으며, 항공료·운송비 등 서비스 부문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거론됐다. 연준 내부에서는 관세 인상이 근원 물가 상승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서는 향후 연준의 정책 방향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금리 결정 자체보다 성명서 문구를 둘러싼 논쟁이 더 치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위원들은 향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암시하는 표현 삭제와 함께 즉각적인 ‘중립 스탠스’ 전환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월은 이에 대해 “정책은 사전에 정해진 경로 위에 있지 않다”고 강조하며, 향후 30~60일간 발표될 경제지표가 정책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시에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될 경우 추가 긴축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회견에서 또 다른 주목을 받은 부분은 연준 독립성 문제였다. 파월은 의장직 임기 종료 이후에도 연준 이사직에 잔류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했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이는 정치권과 행정부의 압력 가능성 속에서 중앙은행의 제도적 독립성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그는 중앙은행 독립성을 “경제 시스템의 절대적 기반”이라고 표현하며, 통화정책이 특정 정치세력의 이해관계에 종속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정치권에서는 최근 연준을 둘러싼 법적·정치적 공방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파월의 잔류 결정 역시 이러한 불확실성과 연관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차기 연준 의장으로는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가 상원을 통과 임명을 앞두고있다. 파월은 워시에 대해 위원 간 합의를 도출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차기 체제에서는 점도표(dot plot)와 기자회견 방식 등 연준 커뮤니케이션 구조 전반이 재검토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시장에서는 향후 연준의 통화정책이 단순한 금리 인하 국면으로 이동하기보다는, 에너지 가격과 지정학 변수에 따라 다시 긴축 방향으로 선회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특히 중동발 유가 상승이 근원 물가로 얼마나 전이될지, 그리고 차기 연준 체제에서 ‘완화 편향’이 공식적으로 삭제될지가 핵심 관전 포인트로 부상하고 있다.
파월은 임기 말 기자회견에서 미국 경제가 연속적인 공급 충격 속에서도 높은 회복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지만, 동시에 인플레이션이 아직 완전히 통제된 상태는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