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MBN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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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가 다가오며 평소 연락이 잘 없던 지인이 연락이 오기도 한다. 며칠 전 한 지인이 연락와서 누구 지역구냐고 물어 본다. 점잖은 분이라 대놓고 뽑으라고는 안 하는데 돌려서 그 후보에 대한 나의 의향을 물어 보고 좋은 후보라 이야기하고 싶어 하셨다.
연세가 나보다 한참 있는 분이라 서울대에 대한 신화가 강하다. 요즘도 그렇지만, 어느 시대 이상은 자식을 서울대 보내는 것을 꿈으로 희생하던 부모들이 많았다. 자식이 현실적인 대학에 들어갈 때까지 그 꿈은 쉽게 꺾이지 않았고, 그 꿈을 위해아주 어린 나이부터 자식들을 사교육 시장에 내보냈다.
지인이 말하는 후보는 한국에서 가장 입시 점수가 높다는 서울대 법대를 나와 검사를 했고 꽤 높은 자리까지 승진한 인물이다. 한국에서는 높이 평가할 수 있는 인물이다. 다만 나의 입장은 각자의 역량에 따라 할 일이 다르다는 것이다.
같은 서울대 법대를 나온다해도 다양한 길을 갈 수 있다. 남에게 설명을 잘 할 수 있다면 교수라든지 가르치는 일을 하는 것이고, 원리원칙을 지키는 사람이라면 판사가 적합할 것 같다. 검사라면 법에 따라 혐의가 있는 점을 발견해서 밝히는 치밀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검사가 가진 능력이 국회의원의 능력과 같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국회의원 중 법을 전공한 이들이 많다. 그 이유는 기존의 법이 실행하는데 실제로 사람들이 불편함을 느낀다면 그것을 고쳐 새로운 법을 만드는 일을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법은 과거에 만들어져서 현재에 적용하다 보면 맞지 않는 부분이 당연히 생긴다. 이런 부분을 고쳐나가는 일을 하는 사람이 국회의원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국회의원의 역량은 의사소통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지역구에 있는 많은 사람을 만나, 지역의 민원을 들어주고 지역 주민만을 위해 일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보다 국회의원이 해야 할 일은 지역 유권자의 민원을 들으며 현재 법이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구분하는 것이다. 현행법으로 가능하다면 민원을 바로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행법이 민원과 맞지 않다면 잘 판단해서 새로운 법을 만들 필요가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국회의원이 지역 유권자를 만나 의견을 듣는 자리를 가지려는 노력이 많이 보인다. 민원인과 만나는 자리 등 다양한 이름으로 지역 유권자와 접촉을 늘려 가고 있다. 그리고 민원인의 호소를 듣고 공감을 해주는 것만으로도 많은 민원인은 위로를 얻고 간다. 그래서 공감 능력도 국회의원이 가져야 할 역량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런 면에서 지인이 추천한 후보에 대해 개인적으로 찬성하지 않았다. 얼마 전 그 후보가 유세하는데 단상에서 영상을 찍던 카메라 기자가 단상 아래로 떨어졌다. 영상을 보고 깜짝 놀라서 나도 모르게 ‘괜찮나’ 소리 쳤는데, 그 후보는 아무런 표정이 없었다. 한 번 쳐다 보더니 하던 일을 계속했다.
순간적으로 잘못 본 것인가 싶어 다시 보았는데 얼굴 표정이 너무 담담했다. 필자가 지나치게 반응한 것일 수도 있지만, 공감 능력이 없거나 부족한 사람을 꽤 겪어본 1인으로 무섭기까지 했다.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공감 능력 없는 상사를 만날 경우가 있다.
그들과 같이 일하면서 느낀 것은 ‘감정 지능’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 일을 할 때 이성적인 필요가 있지만, 지나치게 이성적이고 공감력이 없는 사람과는 대화라는 게 어렵다. 예외적인 경우를 용납하지 않고, 누군가 힘들 수 있다는 상황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은 일제강점기부터 독재를 거치며 개인 역량의 중요성을 모른다. 관리자는 구성원 각자의 역량에 맡게 일을 배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리고 책임을 질 일이 많이게 높은 급여를 받는다. 그러나 한국은 승진하면 관리자가 되는 후진적 구조이다.
미국 학교는 일반 교사와 교감 교장 등 관리자는 다른 직업군이다. 교사는 평생 교사로 지낼 수 있고, 교감 교장 등은 처음부터 관리자이지 교사가 승진해서 얻는 자리가 아니다. 그만큼 둘의 역할이 다르다는 것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다. 이는 기자들도 마찬가지이고 거의 모든 직군에서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한국은 교감 교장은 일반 교사에서 승진한자로 관리자의 역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일이 착한 사람에게 몰린다. 각자 역량을 파악해서 업무를 분배하는 것이 아니라, 할 만한 사람에게 맡긴다. 이는 학교 뿐 아니라 체계가 잡히지 않은 거의 모든 직장이 그러하다.
연세가 있는 그 분은 필자의 시절보다 더 체제가 안 잡힌 시대에 살았을 것이다. 그래서 누가 무슨 일을 해도 상관없는 시대에서 개인이 알아서 힘든 난관을 극복하며 직장 생활을 했을 것이다. 그래서 개인의 역량에 따라 각자 할 일이 다르다는 것을 모를 것이다.
사람은 타고난 기질과 재능 등 할 수 있는 역량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니다. 직업에 귀천이 없고 개인이 더 맞는 직업을 찾을 수 있는 사회가 선진국이라고 생각한다. 특정한 대학을 나와 특정한 직업을 해야만 성공한 삶이 아니다. 본인에게 좀 더 맞는 직업을 해도 살 수 있는 환경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되면 좀 더 일 잘하는 유능한 지방자치단체장이나 국회의원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감성지능
서울대 전신 경성제국대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