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의 하루가 영원히 반복된다면, 당신은 지금처럼 일할 수 있겠는가
“만약 당신이 지금 살고 있는 이 삶을 다시 한번, 아니 수없이 반복해서 살아야 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가 던진 ‘영원회귀(Eternal Return)’의 질문은 단순한 철학적 상상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반복하고 있는 일상과 커리어를 정면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서늘한 질문에 가깝다. 많은 사람들은 오늘의 삶을 잠시 유예된 상태로 여긴다.
“이번 직장은 잠깐 거쳐 가는 거야.”
“돈만 조금 더 모으면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해야지.”
“지금은 어쩔 수 없으니까 버티는 거야.”
그렇게 우리는 오늘의 선택을 미래로 미뤄둔 채 살아간다. 하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이 선택과 태도가 앞으로도 끝없이 반복된다면 어떨까. 영혼 없이 반복하는 업무, 습관처럼 넘기는 타협, 마음에도 없는 회의와 무기력한 클릭들. 그 모든 순간이 단지 지나가는 시간이 아니라 내 인생 전체의 무늬가 된다면, 우리는 지금처럼 하루를 가볍게 소비할 수 있을까.
유예된 삶은 결국 유예된 커리어를 만든다
우리는 흔히 ‘진짜 인생’이 미래의 어느 시점에 시작될 것처럼 생각한다. 지금의 무기력과 불안은 그저 과정일 뿐이고, 언젠가는 완전히 다른 삶이 펼쳐질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프랙탈의 관점에서 부분은 곧 전체다. 오늘 하루를 무기력하게 흘려보내는 방식이 10년 뒤에도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을까. 오늘 일을 대하는 태도와 사람을 대하는 방식, 문제를 회피하는 습관과 쉽게 타협하는 선택들은 시간이 지나며 점점 더 커다란 구조가 된다. 작은 패턴은 반복될수록 강화되고, 결국 그것이 한 사람의 커리어와 삶의 형태를 만든다. 그래서 미래를 위해 오늘을 희생한다는 생각은 때로 위험하다. 오늘을 잃어버린 사람이 미래에 갑자기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기 때문이다.
왜 사람은 같은 무늬를 반복하며 살아가는가
흥미로운 것은 사람마다 반복하는 태도가 있다는 점이다. 어떤 사람은 늘 끝까지 문제를 추적한다. 어떤 사람은 어느 조직에 가든 사람의 감정을 먼저 살핀다. 또 어떤 사람은 중요한 순간마다 스스로를 쉽게 포기해버린다. 환경은 달라져도 무늬는 반복된다. 융은 인간 안에 반복적으로 드러나는 심리적 원형(Archetype)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프랙탈커리어 역시 비슷한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어떤 환경에서도 반복되는 자신만의 태도와 패턴을 가지고 있는가. 중요한 것은 완벽한 환경이 아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어떤 조건 속에서도 스스로 포기하지 않는 자기만의 방식이 존재하는가에 가깝다. 많은 사람들이 회사를 탓하고 환경을 탓한다. 물론 현실의 구조적 문제들은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카오스 이론이 보여주듯 외부 환경은 언제나 예측 불가능하다. 결국 혼돈 속에서도 자기 방향을 유지하게 만드는 것은 외부 조건이 아니라 내면의 중심 패턴이다.
영원히 반복되어도 괜찮은 선택을 하고 있는가
니체는 영원회귀의 질문 앞에서 삶을 사랑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것을 ‘아모르 파티(Amor Fati)’라는 말로 표현했다. 운명을 사랑하라는 뜻이다. 하지만 그것은 단순히 현실에 체념하라는 말이 아니다. 오히려 지금의 선택 하나까지도 스스로 책임질 만큼 치열하게 살아가라는 요구에 가깝다. 오늘 쓰는 메일 한 통, 동료에게 건네는 말 한마디, 대충 넘길 수도 있었던 작은 업무 하나에도 자기만의 태도를 남기는 사람. 그런 태도는 시간이 지날수록 하나의 커다란 무늬가 된다. 프랙탈의 구조 안에서 작은 부분은 결국 전체를 닮아가기 때문이다. 어쩌면 커리어란 거대한 성공의 순간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영원히 반복되어도 괜찮다고 말할 수 있는 하루들을 얼마나 쌓아왔는가에 더 가까운 것인지도 모른다.
지금 당신은 반복되어도 괜찮은 선택을 하고 있는가.
[프랙탈 리플렉션 | 독자의 생각 정리]
Q1. 오늘 하루 동안 내린 선택 중, “이 행동이 앞으로도 반복되어도 괜찮다”고 느낀 순간은 언제였는가.
(예: 끝까지 문제를 해결하려 했던 태도, 누군가를 진심으로 도왔던 대화)
Q2. 반대로 “이 무늬만큼은 내 삶에 남기고 싶지 않다”고 느낀 순간은 무엇이었는가.
(예: 쉽게 타협한 선택, 회피해버린 피드백, 무관심하게 넘긴 일)
Q3. 내일 가장 먼저 마주할 작은 업무 하나를 이전과 전혀 다른 태도로 대한다면,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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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 올라갈수록 왜 더 불안해지는가. 이전 글에서는 ‘직업 사다리’라는 구조 자체의 한계에 대해 이야기했다.
박소영|커리어온뉴스 편집장 · ‘프랙탈커리어’ 기획연재
[프랙탈커리어] 부분이 전체를 닮듯, 오늘의 태도는 미래의 커리어를 닮아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