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멩이를 옮기는 사람 14
14. 다시 골목으로
집으로 돌아온 첫날은 조용했다.
엄마는 이불 속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기침이 가끔 나왔지만, 병원에 있을 때처럼 깊지는 않았다. 몸이 아직 완전히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숨소리는 고르게 이어졌다. 밤새 끊어질 것 같은 소리가 나지 않았다.
영수는 그 숨소리를 들으며 처음으로 제대로 잠들었다.
다음 날, 그리고 그다음 날.
엄마의 회복은 빠르지 않았다. 하루는 조금 좋아졌다가, 다음 날은 다시 기침이 심해졌다. 열이 다시 오르는 날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영수의 가슴이 내려앉았다. 다시 나빠지는 건 아닐까. 다시 병원에 가야 하는 건 아닐까.
하지만 남자의 말이 떠올랐다. 무리하지 않으면 괜찮아질 수 있다고 했다. 영수는 그 말을 붙잡았다. 하루가 나빠도, 전체가 나빠지는 것은 아니라고.
그 생각이, 흔들릴 때마다 영수를 붙잡아 주었다.
사흘째 오후였다.
엄마가 처음으로 방 밖으로 나왔다. 부엌 쪽까지 걸어갔다가 돌아왔다. 그것이 전부였지만, 영수에게는 충분했다. 엄마는 돌아오면서 말했다.
"국 좀 끓여야겠다."
영수는 말리지 않았다. 말리면 엄마가 괜찮다고 할 것을 알았다. 대신 옆에 붙어 있었다. 뭔가 필요하면 먼저 가져올 수 있도록.
엄마는 느리게 움직였다. 예전의 절반 속도였다. 하지만 손은 여전히 정확했다. 파를 써는 방식, 냄비를 잡는 방식. 그 손이 살아 있었다.
국 끓는 냄새가 방 안으로 퍼졌다.
영수는 그 냄새를 맡으며 눈을 감았다. 오래전부터 알던 냄새였다. 하지만 지금 이 냄새는 달랐다. 사라질 뻔했던 냄새가 다시 돌아온 것이었다.
닷새째 되던 날, 영수는 민호에게 갔다.
동전을 갚으러 갔다. 가는 길에 손에 천주머니를 들고, 발걸음을 한 번씩 멈추었다. 병원에서 의사가 죽 한 그릇을 사 드리라고 했을 때, 그 돈의 쓰임이 바뀌었었다. 하지만 엄마가 아직 죽을 제대로 못 먹는 상황이라 동전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이것을 먼저 갚아야 했다. 민호네도 넉넉한 집이 아니었으니까.
민호는 마당에 있었다. 영수를 보더니 달려왔다.
"엄마 괜찮아?"
그 말이 먼저 나왔다. 돈이 아니라.
영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 많이 나아졌어."
민호는 잠시 영수를 바라보았다. 뭔가 말을 더 하려는 것 같았다. 하지만 말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영수는 천주머니를 내밀었다.
"이거."
민호는 주머니를 받으며 말했다.
"다 있어?"
"응. 다 있어."
민호는 주머니를 세지 않았다. 그냥 받았다. 영수는 그 모습을 보며 잠시 멈추었다. 믿는다는 것이 이런 것이었다. 세지 않는 것. 확인하지 않는 것.
돌아서려는데 민호가 말했다.
"나도 갔었어. 병원 앞에."
영수는 돌아보았다.
"언제?"
"첫째 날. 근데 들어가기가 좀 그래서…."
민호는 말끝을 흐렸다. 영수는 그 말의 뒤를 알 것 같았다. 들어가기가 그래서. 그 뒤에는 여러 말이 있었을 것이다. 돈이 없어서, 아는 사람이 없어서, 가도 되는지 몰라서.
영수도 같은 이유로 멈추었던 사람이었으니까. 문 앞에서 손을 공중에 멈추었던 사람이었으니까.
영수는 말했다.
"괜찮은 곳이야."
그 말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준비한 말이 아니었다. 설명하려는 말도 아니었다. 그냥 사실이었다.
민호는 잠시 영수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응."
그것으로 충분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골목은 여전히 좁았다. 집들은 여전히 낡았다. 겨울 공기는 여전히 차가웠다. 달라진 것이 없었다.
그런데 영수의 눈이 달라져 있었다.
담 너머에서 기침 소리가 들렸다. 예전 같았으면 그냥 지나쳤을 것이다. 골목에서는 누군가의 기침 소리가 늘 있었다. 그냥 배경 소리였다.
그런데 지금은 멈추게 되었다.
저 집에 아픈 사람이 있구나. 저 기침이 며칠째인지 알 수 없지만, 저 사람은 지금 힘들겠구나.
영수는 그 담 앞에 잠시 서 있었다. 들어갈 수도 없었고, 도울 수 있는 것도 없었다. 그냥 서 있었다. 그러다 다시 걸었다.
하지만 그 잠깐 멈춤이, 예전과는 달랐다.
조금 더 가자, 이번에는 어린아이가 무거운 물동이를 들고 비틀거리고 있었다. 영수는 반사적으로 다가갔다.
"내가 들어줄까?"
아이는 영수를 올려다보았다. 잠시 머뭇거리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영수는 물동이를 받아 들었다. 무거웠다. 아이의 집 앞까지 걸어갔다.
"다 왔다."
아이는 받으면서 말했다.
"고마워."
그 짧은 말이 귀에 남았다. 열 살짜리 여자아이의 "고맙다"가. 병원 할머니의 "고맙다"와 같은 말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골목 한가운데서 들었다.
병원 밖에서도 되는 것이었다.
집에 돌아오자 엄마가 앉아 있었다.
이불을 등에 두르고, 창문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창밖으로 골목 하늘이 보였다. 좁은 하늘이었지만, 오늘은 맑았다.
엄마는 영수가 들어오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어디 갔다 왔어?"
"민호네."
엄마는 고개를 끄덕였다. 더 묻지 않았다. 영수도 더 말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조용히 같은 방 안에 있었다.
잠시 후 엄마가 말했다.
"고생했다."
영수는 그 말을 듣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고생했다. 그 말이 이상하게 목을 막았다.
고생한 것을 알고 있었다는 것. 아프면서도 알고 있었다는 것.
영수는 엄마 옆에 가서 앉았다. 어깨가 닿았다. 두 사람은 창밖을 같이 바라보았다. 말이 없었다. 하지만 그 침묵이 이번에는 외롭지 않았다. 병원에서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손을 잡고 있던 그 침묵처럼, 말이 없어도 가득한 침묵이었다.
그날 밤, 영수는 잠들기 전에 생각했다.
닷새 전, 이 골목을 뛰어나갔을 때 자신은 아무것도 몰랐다. 병원이 어떤 곳인지도, 돈 없이 치료받을 수 있는지도, 혼자 어른들에게 말을 꺼낼 수 있는지도.
지금도 여전히 모르는 것이 많았다. 병원비는 아직 남아 있었다. 엄마는 아직 완전히 낫지 않았다. 쌀독은 아직 반쯤 비어 있었다.
달라진 것이 없는 것들이 많았다.
하지만 영수는 달라졌다.
기침 소리를 듣고 멈출 수 있게 되었다. 무거운 물동이를 보고 다가설 수 있게 되었다. 친구에게 "괜찮은 곳이야"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그것들은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은 것들이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었다. 닷새 동안 보고, 듣고, 느끼며 몸 안에 쌓인 것들이었다.
영수는 눈을 감으며 생각했다.
이것이 배움이라는 것인가.
책에서 배우는 것, 선생님이 가르쳐 주는 것만 배움이 아닐지도 몰랐다. 문 앞에서 두려워하는 것도 배움이고, 물 한 그릇을 흘리지 않으려고 천천히 걷는 것도 배움이고, 혼자 앉아 있는 사람을 보고 말을 걸지 않는 것도 배움이었다.
그 배움들이, 지금 자신 안에 있었다.
방 안은 따뜻했다. 엄마의 숨소리가 고르게 들렸다.
골목 끝 어딘가에 그 병원이 있을 것이었다. 오늘 밤도 불빛이 켜져 있을 것이었다. 누군가 다시 그 문 앞에 서 있을지도 몰랐다. 아침의 영수처럼, 손잡이를 잡으려다 멈추고 있는 사람이.
그 사람에게 문이 열리기를 바랐다.
아침의 자신에게 열렸던 것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