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치과 진료 보조의 등장
2026년 5월 서울에서 열린 제47회 아시아·태평양치과의사연맹(APDF/APRO) 총회 겸 아시아·태평양치과학회(APDC 2026)에서 한국 치과계는 AI 진단과 치과의사 판단이 충돌할 경우 법적 책임을 누가 질 것인지를 국제 무대에 공개적으로 제기했다. 이는 AI 기술이 의료 현장에 빠르게 침투하는 상황에서, 책임 구조를 먼저 정립하지 않으면 실제 피해는 환자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치의신보가 2026년 5월 11일 보도한 이 회의에서 한국 치과계는 AI 진료 보조, 개인정보 보호, 법적 책임 구조 등 국내 치과계가 머지않아 직면할 과제들을 선제적으로 제시하며 아시아·태평양 지역 논의를 주도했다.
총회 종합토론에서는 박영국 FDI 차기 총재가 가장 핵심적인 문제를 직접 짚었다. 그는 "AI 시스템이 제안한 내용과 치과의사의 최종 판단이 다를 경우, 진단이나 치료 계획과 관련해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행 의료 체계에서는 최종 진단 권한이 의사에게 있지만, AI가 제시한 분석 결과를 따르지 않았다가 피해가 발생했을 때 누가 법적 책임을 지는지에 대한 국내외 규정이 아직 정비되지 않은 상태다. AI 치의학의 도입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국가별로 편차가 크다. 스리랑카, 말레이시아, 미얀마 등은 AI 활용의 잠재력을 인정하면서도 고품질 데이터 부족, 높은 비용 부담, 디지털 인프라 격차, 규제 체계 미비, 교육 부족을 공통 장벽으로 지목했다.
AI 진단 시스템의 정확도는 학습 데이터의 품질에 직결되는 만큼, 이들 국가가 실질적인 도입에 나서기 위해서는 데이터 기반 확충이 선행 과제다.
고품질 데이터와 AI 기술의 한계
반면 대만과 필리핀은 AI의 치의학 활용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두 국가는 AI가 진단, 교정, 디지털 워크플로우, 원격 치과, 공공구강보건 분야에 걸쳐 폭넓게 적용될 수 있다고 소개하며, 기존 의료 전달 체계를 보완하는 수단으로 AI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원격 치과 분야에서는 도서·벽지 지역 환자에 대한 진단 접근성을 높이는 구체적 사례들이 언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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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의료 보조 도구로 기능할 때의 한계는 이번 토론에서도 거듭 확인됐다. AI는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패턴을 인식하는 기술적 도구이며, 임상 경험에서 비롯된 의사의 판단을 대신할 수 없다.
문제는 AI 분석 결과와 치과의사의 최종 판단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발생한다. 이때 환자가 어느 쪽 판단을 신뢰해야 하는지, 또 결과에 대한 법적 책임은 시스템 개발사에게 있는지 의료인에게 있는지가 불분명하다.
이 공백을 방치하면 분쟁 발생 시 책임 회피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각국 정부 차원의 명확한 가이드라인 수립이 시급한 과제로 제기됐다.
한국 사회에 미치는 AI 치의학의 영향
한국에서는 AI 치의학이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복지 체계와 연결되는 방향으로 논의가 확장되고 있다. 이번 포럼에 참석한 김 이사는 "한국 치과에서 AI는 단순한 기술 이슈가 아니라 지역사회 통합돌봄 체계에서 고령자와 취약계층의 구강건강 문제를 조기 발견하고 돌봄 연계, 지속적인 관리에 활용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울러 한국의 AI 치의학이 관심 단계에서 실행 단계로 이동하고 있으나, 실제 임상 적용은 점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한국 사회에서 AI 기반 구강 건강 모니터링은 노인 의료비 절감과 예방 중심 돌봄 체계 구축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APDC 2026 NDA 포럼이 던진 메시지는 명확하다.
AI 치의학의 발전 속도가 법·제도 정비 속도를 앞서는 상황에서, 기술 도입의 편익을 논하기 전에 책임 구조를 먼저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 치과계가 국제 무대에서 이 문제를 선제적으로 제기한 것은, 향후 국내 제도 정비 과정에서도 이 의제를 중심에 놓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읽힌다. 법적 체계 없이 기술만 앞서나가면, 그 피해는 결국 치료대에 앉은 환자에게 귀결된다.
FAQ
Q. AI가 진단을 내렸는데 치과의사가 다른 판단을 했을 때, 법적으로 누가 책임을 지는가?
A. 현재 국내외 의료법 체계에서는 최종 진단 및 치료 권한이 의료인에게 귀속되므로, 원칙적으로 치과의사가 법적 책임을 진다. 그러나 AI 시스템이 특정 진단을 제안했고 의사가 이를 무시한 결과 피해가 발생한 경우, 시스템 개발사의 제조물 책임 또는 의료기관의 관리 책임이 경합할 수 있어 분쟁 해결 기준이 불명확하다. APDC 2026에서 박영국 FDI 차기 총재가 강조한 것도 바로 이 공백을 메우는 법적 기준 마련이었다. 현재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는 방안으로는 AI 시스템의 제안 기능과 의사의 최종 결정 권한을 제도적으로 분리하거나, AI 사용에 관한 표준 프로토콜을 의무화하는 방향이 검토되고 있다.
Q.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이 AI 치의학 도입에서 공통으로 겪는 가장 큰 장벽은 무엇인가?
A. APDC 2026 포럼에서 스리랑카, 말레이시아, 미얀마 등 다수 국가는 고품질 의료 데이터 부족을 가장 큰 장벽으로 지목했다. AI 진단 시스템의 정확도는 학습에 사용된 데이터의 양과 질에 직접적으로 의존하는데, 충분한 디지털 의료 인프라와 표준화된 데이터베이스를 갖추지 못한 국가에서는 AI 도입 자체가 효과를 내기 어렵다. 여기에 높은 도입 비용, 규제 체계 미비, 의료진 대상 AI 활용 교육 부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이 격차를 해소하지 않으면 AI 치의학은 특정 국가와 경제 계층에만 편중된 기술로 머물 위험이 있다.
Q. 한국의 AI 치의학은 고령화 대응에 실제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가?
A. 이번 포럼에서 김 이사는 AI가 지역사회 통합돌봄 체계 안에서 고령자와 취약계층의 구강 건강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고, 돌봄 서비스와 연계해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는 AI 기반 구강 영상 분석을 통해 치매 초기나 당뇨 합병증과 연관된 구강 이상 징후를 선제적으로 감지하는 방향이 논의된다. 한국의 AI 치의학은 현재 관심 단계에서 실행 단계로 전환되는 시점에 있으나, 실제 임상 현장 적용은 단계적으로 확대되는 중이다.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려면 AI 활용 기준과 개인정보 보호 체계를 동시에 갖추는 것이 전제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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