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위기가 일상을 위협하는 시대, 보건 당국이 살인적인 폭염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과학적 방어막을 구축했다. 임승관 청장이 이끄는 질병관리청은 급격한 기후 변화에 따른 폭염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온열질환 발생 예측정보'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가동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현황 집계를 넘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위험을 사전에 경고하는 선제적 예방 시스템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한반도의 여름은 해가 갈수록 가혹해지고 있다. 지난 2025년 6월의 평균 기온은 22.9℃를 기록하며 1973년 기상 관측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온 상승은 곧바로 인명 피해로 직결됐다. 지난해 신고된 온열질환자 수는 총 4,460명으로, 이는 전년도와 비교해 무려 20.4%나 급증한 수치다. 기존의 응급실 감시체계만으로는 이미 발생한 환자를 파악하는 데 그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온 이유다.
이에 질병관리청은 기상청과 전략적 협력을 강화했다. 양 기관은 지난 2024년 보건과 기상 데이터를 결합한 공동 개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이후 2년간의 고도화 과정을 거쳐 탄생한 '온열질환 예측 모델'은 기상 변수와 과거 환자 발생 데이터를 정밀하게 분석하는 알고리즘을 탑재했다. 2025년 의료 현장에 우선 보급되었던 이 시스템은 올해부터 일반 국민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건강위해통합정보시스템'을 통해 전격 공개된다.
제공되는 예측 정보는 매우 상세하다. 전국 단위는 물론, 17개 광역 지자체별로 오늘부터 글피까지의 위험도를 예측한다. 위험 수준은 총 4단계로 분류된다. ▲발생 가능성이 있는 1단계(관심) ▲일부 지역에서 환자가 발생하는 2단계(주의) ▲대부분 지역에서 피해가 예상되는 3단계(경고) ▲현저한 인명 피해가 우려되는 4단계(위험)로 나뉘어 직관적인 정보를 전달한다.

전문가들은 정보의 확인만큼이나 개인의 실천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보건 당국은 낮은 단계의 예보라 할지라도 개별 건강 상태나 노동 환경에 따라 위험성이 존재하므로, 이른바 '폭염 3대 수칙'인 물, 그늘, 휴식을 반드시 준수할 것을 권고했다. 갈증을 느끼기 전 규칙적인 수분 섭취, 가볍고 밝은 색의 의복 착용, 한낮 야외 활동 자제 등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이번 예측 정보 서비스는 폭염이라는 자연재해 앞에 국민의 건강권을 선제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핵심 정책"이라며 "앞으로도 기상청 등 유관 부처와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국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촘촘한 건강 보호 체계를 완성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제 폭염은 단순히 '참아야 할 더위'가 아닌 '대응해야 할 재난'이다. 새롭게 도입된 예측 정보 서비스가 올여름 대한민국을 더욱 안전하게 만드는 과학적 길잡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데이터와 보건 행정의 결합은 기후 위기 시대의 필수 생존 전략이다. 국민 개개인이 '건강위해통합정보시스템'을 생활화하고 예방 수칙을 적극 실천할 때, 우리 사회의 폭염 대응 역량은 한 단계 더 진화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