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미국 트럼프의 '호르무즈 카드'에 정면 반격… "응답은 길고도 고통스러울 것"

호르무즈 33킬로미터, 트럼프 vs 하메네이… 누가 먼저 칼을 거둘 것인가

트럼프 "농축 우라늄 손에 넣겠다"… 무즈타바 하메네이 "호르무즈 미래에 미국 없다"

한국 에너지 동맥 흔드는 호르무즈, 33km 좁은 바다의 거대한 충돌

▲ AI 이미지, 중동디스커버리신문 제공

세계 에너지 동맥의 심장부,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격랑에 휩싸였다. 미국과 이란 사이에 가까스로 이어져 온 휴전이 또 깨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양국은 2026년 5월 1일을 전후로 가장 거친 언어를 주고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호르무즈 통항을 보장한다는 명분으로 새로운 국제 연합 결성을 추진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이란은 종교 지도자와 혁명수비대, 의회와 해운업계까지 총동원해 "호르무즈의 미래에 미국은 없다"라는 정면 반격에 나섰다. 

 

최근 NTV 보도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의 갈등은 단순한 외교 마찰의 영역을 넘어선다. 그것은 세계 에너지 질서의 향배를 좌우하는 거대한 단층선이다.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호르무즈 해협의 최단 폭은 약 33킬로미터에 불과하지만, 이 좁은 물길을 거쳐 가는 해상 원유와 가스의 양은 세계 공급망의 핵심을 이룬다. 

 

양국 갈등의 골은 이란 핵 프로그램, 농축 우라늄 처리 문제, 페르시아만 안보 주도권을 둘러싼 오랜 대립에서 비롯되었다. 가까스로 유지되는 깨지기 쉬운 휴전 속에서도 양측은 한 치의 양보 없이 서로의 약점을 겨눈다. 호르무즈 통항 보장을 내세워 새 국제 연합을 결성하려 한다는 트럼프의 행보는, 이란의 입장에서 자국의 안방을 노리는 직접 도발로 읽힌다.

 

이번 국면의 발화점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이다. 그는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한 대통령령 서명식 직후 마이크 앞에 섰다. 이란이 미국과의 협상을 간절히 원하고 있고, 이란 군대는 이미 잿더미가 됐으며 경제는 재앙 상태라는 주장이 쏟아졌다. 이란을 향한 군사 행동을 "전쟁이 아닌 군사 작전"이라 부르다가도 곧 "전쟁"이라는 단어를 슬며시 입에 올린 점은 외신의 주목을 받았다. 한 문장 안에 부정과 시인이 공존하는 외교적 모순이다. 

 

그는 이란을 향한 해상 봉쇄가 계속될 것임을 분명히 했고, 이란이 보유한 농축 우라늄에 대해서는 어떤 식으로든 손에 넣겠다는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이란의 응수는 신속했다. 종교 지도자 무즈타바 하메네이는 이란 국영방송을 통해 메시지를 공개했다. 미국의 페르시아만 주둔이야말로 이 지역 최대의 불안 요소이며, 미국은 자국 기지의 안전조차 지키지 못한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 해협의 미래에 미국은 없으며, 호르무즈 위에 새로운 페이지가 열리고 있다는 상징적 선언으로 메시지는 닫혔다.

 

같은 날 테헤란발 발언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졌다. 이란 혁명수비대 공군 사령관은 종교 지도자의 발언이 채 식기도 전 한층 매서운 경고를 던졌다. 미국의 공격이 제한적인 규모일지라도 테헤란의 응답은 길고도 고통스러울 것이라는 표현이다. 보복의 강도가 아니라 시간의 깊이를 가리키는, 비대칭 전쟁의 오랜 문법 그대로다. 

 

이란 의회 에너지 위원회 부위원장 자파르 카디리는 호르무즈 봉쇄가 사실상 헐거워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과 인도, 일본이 백악관의 제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선박 통항 비용을 지불하며 이란산 석유와 석유 제품을 사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란 해운협회 컨테이너위원회 위원장 캄비즈 이티마디는 이란 무역의 약 40퍼센트가 육로와 회랑 도로로 옮겨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바다가 닫히면 길이 열린다는, 카라반의 오랜 지혜가 21세기 지정학으로 부활하는 장면이다.

 

호르무즈는 한국에 결코 먼 바다가 아니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에너지의 적지 않은 분량이 그 좁은 물길을 거쳐 우리 항구로 들어온다. 호르무즈에서 잔기침 한 번이 나면 울산과 인천의 부두에서 폐렴이 도지는 구조다. 그러므로 트럼프의 호언과 하메네이의 단언, 혁명수비대의 위협과 카디리의 셈법은 결코 남의 집 소란이 아니다. 

작성 2026.05.12 09:48 수정 2026.05.12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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