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IT산업뉴스 인물인터뷰 연재] 박주한 박주한자산관리 대표 “부동산, ‘소유’의 시대 가고 ‘구독과 렌탈’의 시대 온다”
[한국IT산업뉴스=강진교 발행인] 2026년 현재,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은 거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특히 과거 광주의 심장이었던 충장로 상권의 몰락과 곳곳에 방치된 폐건물 문제는 지역 사회의 해묵은 과제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20년 내공의 실전 전문가 박주한 박주한자산관리 대표는 "위기는 곧 기회"라고 단언한다. 법무 실무부터 경·공매, 도시 재생까지 아우르는 그를 만나, 대한민국 상권의 미래와 자산 관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심층 취재했다.
Q. 먼저 독자들을 위해 박주한 대표님의 이력과 부동산 전문가로서의 길을 걷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박주한 대표: 저는 2005년부터 법무사와 변호사 사무소에서 사무장으로 재직하며 약 8년간 치열한 실무 경험을 쌓았습니다. 당시 제가 주로 다뤘던 업무는 경매, 공매, 온비드 신탁, 예보(예금보험공사) 물건, 그리고 부실채권이라 불리는 NPL이었습니다. 부동산의 화려한 겉모습보다는 법적 분쟁과 권리관계의 실타래를 푸는 ‘뒷모습’을 먼저 본 셈입니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채권·채무 관계를 목격하며 부동산은 단순한 재테크 수단이 아니라, 사람의 삶과 생존이 걸린 복잡한 유기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이후 현장 감각을 익히며 지금까지 이 업을 영위해오고 있으며, 현재는 단순한 중개를 넘어 자산의 가치를 재창조하는 자산 관리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Q. 부동산 시장의 패러다임이 ‘소유’에서 ‘구독과 렌탈’로 변하고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어떤 의미인가요?
박주한 대표: 과거의 부동산 투자는 저렴하게 사서 비싸게 파는 ‘시세 차익’ 혹은 월마다 나오는 임대료를 챙기는 ‘소유’ 중심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런 시대는 저물고 있습니다. 건물을 가졌다는 것만으로는 수익이 보장되지 않는 시대죠.
제가 강조하는 ‘구독과 렌탈’은 건물주가 일종의 서비스 제공자가 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임차인에게 단순히 공간만 빌려주는 것이 아니라, 그 공간에서 임차인이 성공할 수 있도록 업종을 함께 고민하고, 고통과 수익을 분담하는 파트너십이 필요합니다. 즉, 부동산도 콘텐츠를 구독하듯 사용자의 니즈에 맞춰 끊임없이 변화하고 관리되는 ‘서비스형 부동산(Real Estate as a Service)’으로 진화해야 한다는 철학입니다.
Q. 광주의 상징이었던 충장로 패션상권이 현재 극심한 공실난을 겪고 있습니다. 부동산 전문가로서 진단하시는 본질적인 원인은 무엇입니까?
박주한 대표: 현장에서 체감하는 원인은 크게 네 가지로 압축됩니다.
첫째, 상권의 다핵화입니다. 광주의 인구는 늘지 않았는데 신규 택지 개발로 상권 면적만 2배 이상 커졌습니다. 소비자들이 거주지 인근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게 되면서 구도심으로 유입될 동력이 사라진 것입니다.
둘째, 이커머스의 습격입니다. 현장 방문 구매 문화가 배달과 온라인 쇼핑으로 완전히 대체되었습니다.
셋째, 임대료의 경직성입니다. 상권 가치는 떨어졌는데 건물주들은 과거의 영광에 갇혀 임대료를 낮추지 않습니다. 결국 자영업자들이 견디지 못하고 떠나며 도시는 어두워집니다.
마지막으로, 청년 중심 정책의 한계입니다. 지자체가 청년 창업을 지원하며 젊은 층을 불러 모으려 애썼지만, 구조적 인프라 개선 없이 지원금만으로는 이들이 자생하기 어려웠던 것이 현실입니다.
Q. 그렇다면 공실로 가득 찬 충장로를 다시 살릴 현실적인 해법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박주한 대표: 역발상이 필요합니다. 젊은 층이 오지 않는다고 한탄할 게 아니라, 이미 이곳에 있는 사람들을 봐야 합니다. 광주 동구 인구의 약 27%가 시니어 계층입니다. 저는 충장로를 ‘시니어 특화 체험 상권’으로 재설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니라, 노인들이 365일 즐길 수 있는 체험 시설, 건강 관리, 문화 공간이 밀집된 거점을 만드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제 건물의 1층 공실을 노인들을 위한 상설 박람회장으로 전환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시니어들에게 꼭 필요한 편리성을 제공하고 그들이 운집할 수 있는 명분을 준다면, 구도심이 가진 병원과 시장이라는 인프라와 결합해 강력한 시너지를 낼 수 있습니다. 판매가 아닌 ‘체험’과 ‘추억’이 상권 부활의 키워드입니다.
Q. 최근 광주광역시 남구의 40년 숙원이었던 ‘서진병원’ 폐건물 철거 소식이 화제입니다. 이 어려운 프로젝트를 어떻게 성사시키셨나요?
박주한 대표: 서진병원은 40년간 방치된 미등기 무허가 건축물이자 광주의 대표적인 흉물이었습니다. 토지와 건물의 소유주가 달라 누구도 손대지 못하던 곳이었죠. 저는 10년 전 이 땅의 공매 소식을 접하고 “광주의 숙제를 한번 풀어보자”는 마음으로 뛰어들었습니다.
그 후 10년 동안 건물의 소유권을 정리하기 위해 무려 24건의 소송을 진행했습니다. 차명으로 얽힌 권리관계를 하나하나 풀어내 작년 말 마침내 소유권을 일치시켰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지만, 때로는 공익을 위한 결단도 필요합니다. 남구 주민들의 간절한 바람을 알기에 국토교통부의 정비 기금을 활용해 철거를 추진 중입니다. 도시의 흉물을 치우고 그 자리에 시민을 위한 새로운 가치를 채우는 것, 그것이 제가 생각하는 진정한 도시 재생입니다.
Q. 경매와 공매에 관심 있는 투자자들이 많습니다. 초보자가 반드시 알아야 할 실무적인 차이점과 주의사항이 있다면요?
박주한 대표: 가장 큰 차이는 ‘명도(집 비우기)’의 난이도입니다. 경매는 법원의 ‘인도 명령’ 제도가 있어 세입자나 점유자를 내보내는 절차가 비교적 간편합니다. 반면 공매는 세금 체납으로 인한 공적 매각이라 인도 명령 제도가 없습니다. 직접 명도 소송을 해야 하므로 최소 6개월 이상의 시간이 더 소요될 수 있다는 점을 계산에 넣어야 합니다.
또한, 저는 투자자들에게 항상 ‘자금 계획의 호흡’을 강조합니다. 서진병원 프로젝트처럼 10년을 버틸 수 있었던 건 3~5년 단위의 치밀한 자금 편성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부동산은 단기 투기가 아닌 긴 호흡의 자산 관리라는 점을 잊지 마십시오.
Q. 특히 은퇴를 앞두거나 이미 은퇴한 시니어 투자자들에게 강조하시는 조언이 있으시다고요.
박주한 대표: 은퇴 후 퇴직금으로 섣불리 프랜차이즈 식당이나 카페 창업을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저는 이를 반대하는 편입니다. 대신 본인이 30년 넘게 몸담았던 분야의 전문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부동산을 취득하라고 권합니다.
기술자라면 관련 공장이나 작업장을, 교육자라면 관련 시설을 경·공매로 저렴하게 취득해 본인의 노하우를 녹여낸 사업을 직접 영위하는 것이 훨씬 성공 확률이 높습니다. 경·공매를 통해 자산을 취득하고, 그 위에서 본인의 전문성을 다시 꽃피우는 것이 대한민국과 개인 모두가 발전하는 길입니다. 저희 회사는 이를 돕기 위해 투자자와 회사가 경비를 분담하고 수익을 나누는 안전한 공동 투자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기도 합니다.
Q. 마지막으로 박주한 대표님이 꿈꾸는 미래와 향후 계획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박주한 대표: AI가 발달하고 세상이 변해도 부동산은 결국 사람이 머물고 체험하는 공간입니다. AI가 계산할 수 없는 현장의 수만 가지 변수와 사람 사이의 협의는 오직 인간 전문가만이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광주의 무너진 상권을 활성화하고, 방치된 공간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도시 재생 전략가’로서 활동하고 싶습니다.
나 혼자 잘 사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와 ‘공생’하는 모델, 남들이 포기한 골칫덩이 부동산에서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는 일을 멈추지 않겠습니다. 더 많은 분과 지식을 나누고 연구하며 광주, 나아가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이 건강하게 바뀔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발행인 수첩] 인터뷰 내내 박주한 대표는 ‘공생’과 ‘실무’를 강조했다. 24건의 소송을 견뎌낸 집념과 10년 뒤를 내다보는 혜안은 단순히 수익률만을 쫓는 투자자와는 결이 달랐다. 침체된 상권에 ‘시니어’라는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그의 도전이 2026년 충장로의 새로운 봄을 불러오길 기대해 본다.

[박주한 대표 프로필]
현) 박주한자산관리 대표이사
전) 법무사·변호사 사무소 사무장 (8년 실무)
경·공매, NPL, 도시재생 전문가
현) 광주와이즈멘 심희클럽 회장 활동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