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영 칼럼]
이이 칼럼은 커리어를 방법으로 설명하지 않습니다.
대신, 사람들이 스스로를 규정하는 말의 구조를 들여다봅니다.
언어가 바뀌면 사고가 바뀌고,
사고가 바뀌면 커리어의 방향도 달라집니다.
오늘은 같은 ‘이유’라는 말 아래에서
커리어를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이끄는 두 단어,
‘덕분에’와 ‘때문에’의 차이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커리어가 막힐 때 대개 ‘이유’부터 찾는다. 그리고 그 이유를 말할 때 자주 두 단어를 쓴다.
‘때문에’와 ‘덕분에’.
비슷해 보이지만 이 두 단어는 사람의 마음을 다른 방향으로 이끌고, 결국 커리어의 궤적도 다르게 만든다.
‘때문에’는 원인을 바깥에 두는 언어다
“시간이 없어서요.”
“환경이 안 좋아서요.”
“기회가 없어서요.”
이 말들이 틀린 것은 아니다. 실제로 시간도 부족하고, 환경도 어렵고, 기회도 고르지 않다. 문제는 ‘때문에’가 자주 반복될 때다. 그 말은 어느 순간 현실을 설명하는 언어를 넘어 내 선택을 닫는 문장이 되기도 한다. ‘때문에’의 문장에는 주어가 늘 바깥에 있다. 시간이, 조직이, 누군가가, 상황이 내 커리어를 결정했다고 말한다. 그런데 그렇게 말하는 동안 나는 점점 작아진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줄어든다. 그리고 마음은 조용히 굳어진다.
‘덕분에’는 자원을 발견하는 언어다
반대로 ‘덕분에’라는 말은 같은 상황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다룬다.
“그 경험 덕분에 내가 약한 지점을 알았어요.”
“그 피드백 덕분에 방향을 수정했어요.”
“그 실패 덕분에 기준이 생겼어요.”
‘덕분에’는 현실을 미화하는 말이 아니다. 좋았던 일만 덕분에라고 말하는 것도 아니다. 나를 무너뜨린 사건 속에서도 내가 얻은 것을 찾아내는 언어다. 상담을 하면서도 종종 경험한다. 같은 상황을 겪었는데도, ‘때문에’에 머문 사람은 더 오래 멈추고 ‘덕분에’로 정리한 사람은 작은 행동을 다시 시작한다. 상황을 바꿀 수 없을 때에도 해석은 바꿀 수 있다. 그리고 해석이 바뀌면 다음 행동이 만들어진다.
커리어는 ‘사건’이 아니라 ‘해석’으로 쌓인다
같은 사건을 겪어도 누군가는 이렇게 말한다.
“그 일 때문에 나는 끝났어.”
그리고 다른 누군가는 이렇게 말한다.
“그 일 덕분에 나는 기준이 생겼어.”
두 사람의 현실이 완전히 달랐던 게 아니다. 그 사건을 설명하는 언어가 달랐다. ‘때문에’는 나를 멈추게 하고, ‘덕분에’는 나를 움직이게 한다. 커리어는 결국 무슨 일이 있었는가가 아니라 그 일을 어떤 언어로 정리했는가에 의해 쌓인다.
오늘, 내 문장은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
혹시 요즘 “~때문에”라는 말을 자주 하고 있다면 그 문장을 억지로 지우지 않아도 된다. 다만 그 뒤에 질문 하나만 붙여보면 좋겠다.
“그럼에도 내가 할 수 있는 건 무엇일까.”
“이 상황 덕분에 내가 배운 건 무엇일까.”
현실은 분명히 존재한다. 다만 그 현실을 끝의 문장으로 둘 것인지, 다음의 문장으로 바꿀 것인지가 커리어를 갈라놓는다.
오늘 하루, 내가 가장 많이 쓴 단어는 무엇이었을까.
‘때문에’였을까, 아니면 ‘덕분에’였을까.
그 한 단어가 내일의 선택을 바꾸고,
그 선택이 커리어의 방향을 조금씩 바꾼다.

[박소영 칼럼] 박 소 영 | 커리어온뉴스 발행인, 브런치 작가
상담과 출판, 글쓰기를 통해
성장하는 사람의 커리어를 ‘언어’로 해석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