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한 유튜버와 일부 온라인 미디어를 통해 “클라우디아 쉐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이 ‘마약 카르텔도 인권이 있다’고 발언했다”는 주장이 확산되며 논란이 불거졌다. 강한 자극성을 지닌 이 발언은 빠르게 소비됐지만, 팩트체크 결과 해당 발언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사안은 정치 발언의 맥락이 어떻게 왜곡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다.
문제의 발언은 2025년 11월 쉐인바움 대통령의 기자회견에서 비롯됐다. 당시 그녀는 멕시코 내 치안 문제와 관련해 “카르텔과의 전쟁을 공식적으로 선포할 경우, 법의 테두리를 벗어난 작전이 확대되고 사법적 통제 없이 진행될 위험이 있으며, 그 과정에서 심각한 인권 침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여기서 그녀가 강조한 대상은 범죄 조직이 아니라 일반 시민과 사회 전체의 인권 보호였다.
그러나 이 발언은 일부 해석 과정에서 “카르텔도 인권이 있다”는 식으로 단순화·왜곡됐다. 특히 미국의 변호사 제프리 라이트먼이 쉐인바움을 두고 “카르텔 홍보부대처럼 행동한다”고 비판하면서 논란은 더욱 증폭됐다. 이에 대해 쉐인바움 대통령은 “우리는 카르텔 구성원을 변호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반박하며, 범죄 조직을 옹호하거나 그들의 권리를 주장한 적이 없음을 명확히 했다.
정책적으로도 그녀의 입장은 일관돼 있다. 쉐인바움 대통령은 미국과의 합동 군사 작전이나 외부 개입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해 왔으며, 이는 마약 카르텔을 보호하기 위한 접근이 아니라 멕시코의 주권과 시민 자유를 우선시하겠다는 정치적 선택에 가깝다. 무력 중심의 ‘전쟁’ 프레임이 오히려 폭력의 악순환과 민간 피해를 키워왔다는 기존 멕시코 사회의 경험을 고려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결과적으로 “마약 카르텔도 인권이 있다”는 쉐인바움 대통령의 직접 발언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녀가 언급한 ‘인권’은 범죄 소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민과 사회 전반의 인권 침해 위험을 경고한 것이었다. 이번 논란은 정치인의 발언이 맥락을 잃을 경우 얼마나 쉽게 왜곡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사실 확인 없이 자극적인 문구만 소비하는 환경 속에서, 독자와 시청자 모두가 발언의 전체 맥락을 살피는 비판적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