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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이슬람 라마단 특집] 이슬람 라마단 '단식' vs 기독교 '금식'의 영성

- 당신의 인생을 바꿀 두 종교에서 금식의 가치.

- 2026년 이슬람 라마단 서바이벌 가이드: 배고픔이 영성이 되는 순간의 기록.

- 먹지 않아야 보인다? 이슬람 라마단과 기독교 금식이 만나는 뜻밖의 지점.

▲ AI 이미지 (제공: 중동디스커버리신문)

2026년 이슬람 세계의 단식 월인 라마단이 곧 시작된다. 이번 라마단은 우리 구정 명절과 같은 기간인 2월 19일에 시작되며, 무슬림들은 전날 밤인 2월 18일에 첫 새벽 식사인 '사후르'를 진행하게 된다. 약 한 달 동안 이어지는 이 시기는 꾸란이 계시된 성스러운 달로 여겨지며, 무슬림들은 단식과 기도를 통해 신의 자비를 구한다. 이번 라마단은 총 29일간 지속될 예정이며, 마지막 날인 3월 19일은 명절인 라마단 명절 전야로 기념된다. 

 

비워냄으로 채우는 성소, 라마단과 금식의 영성

 

현대 사회는 쉼 없이 '채움'을 강요한다. 더 많이 소유하고, 더 빨리 소비하며, 더 높은 곳을 향해 질주하는 것이 미덕인 세상이다. 이러한 속도전 속에서 우리는 종종 우리 영혼의 허기를 잊고 산다. 하지만 인류의 역사 속에는 역설적으로 '비워냄'을 통해 진정한 존재의 의미를 찾으려는 거룩한 전통이 존재해 왔다. 그 정점에 바로 이슬람의 '라마단' 단식과 기독교의 '금식(Fasting)'이 있다. 2026년 2월, 겨울의 끝자락에서 다시 찾아올 은혜의 계절을 앞두고, 왜 인간이 스스로 주림을 선택하며 영성의 문을 두드리는지에 대해 그 깊은 내면의 풍경을 들여다본다.

 

11개월의 술탄, 2026년 라마단의 리듬

 

이슬람 문화권에서 라마단은 단순히 열두 달 중 하나가 아니다. 그들은 이달을 '11개월의 술탄'이라 부르며 최고의 예우를 갖춘다. 왕이 행차하듯 찾아오는 이 시기가 무슬림들에게는 꾸란이 인류에게 처음 계시된 성스러운 기원을 품고 있기 때문이라고 믿는다.

 

2026년의 라마단은 유독 특별한 리듬을 탄다. 이슬람력은 태양력보다 매년 약 11일 정도 앞당겨지는 음력의 주기를 따르는데, 이에 따라 무슬림들은 평생에 걸쳐 사계절의 모든 온도 속에서 금식을 경험한다. 각국의 이슬람 재단에 따르면, 2026년 라마단은 2월 18일 또는 2월 19일경에 시작하여 약 29~30일간 진행된 후, 3월 19~20일경에 종료되고, 라마단 단식 종료를 축하하는 이슬람의 '이드 알 피트르' 축제로 이어진다. 무슬림들은 라마단이 시작되는 2월 18일 밤, 차가운 새벽 공기를 뚫고 첫 '사후르(Sahur)' 식사를 나누며 한 달간의 긴 여정을 시작할 것이다.

 

라마단의 여정은 총 29일간 지속된다. 30일이 아닌 29일이라는 숫자는 우리에게 '영적 집중의 밀도'를 요구한다. 3월 19일, 마지막 금식을 마치는 '아리페(Arife, 명절 전야)'에 이르기까지, 무슬림들은 육체의 배고픔을 영혼의 배부름으로 치환하는 치열한 수행을 이어간다. 이 29일의 기간은 단순한 절제가 아니라, 가속도만 붙어가는 일상에 잠시 브레이크를 걸고 삶의 근원적인 가치를 복원하는 '영성적 쉼표'인 셈이다.

 

사후르와 사움: 경계를 넘는 시간

 

라마단의 일상은 해가 뜨기 전 아주 이른 새벽에 먹는 식사인 '사후르'로 문을 연다. 라마단이 시작되는 첫날 새벽, 무슬림들이 동시에 식탁에 앉는 이 장면은 장관을 이룬다. 사후르는 단순히 허기를 채우는 요식 행위가 아니다. 무슬림들은 그것을 세속의 시간에서 성스러운 예배의 시간으로 진입하는 '영적 경계선'으로 부른다.

 

이어지는 낮 시간의 '사움(단식)'은 육체적 욕망을 다스림으로써 인간의 유한함을 깨닫는 과정이다. 물 한 모금조차 허용되지 않는 극한의 절제 속에서 신자들은 비로소 소외된 이웃의 고통을 몸소 체감한다. 배고픔은 '공감(Empathy)'의 가장 강력한 언어가 된다. 내가 배고파 보아야 남의 배고픔이 보이고, 내가 갈증을 느껴보아야 목마른 자의 손을 잡을 수 있다는 이 단순하고도 명확한 진리가 라마단의 29일을 지탱하는 힘이다.

 

이 여정의 정점은 '카디르 밤(운명의 밤)'에 있다. "천 개월보다 더 보람 있다"라고 믿어지는 이 하룻밤은 현대의 효율성 논리를 완전히 뒤엎는다. 단 하룻밤의 간절한 기도가 평생의 헌신과 맞먹는 영적 가치를 획득한다는 이 '압축적 가치'는, 오직 비워진 영혼만이 만날 수 있는 신의 압도적인 자비를 상징한다.

 

밖에서 바라본 라마단 단식의 사회적 영성

 

라마단은 단순한 종교 행위를 넘어선 사회적 치유의 기회이다. 라마단 기간, 거리는 평소보다 느릿하게 흐르지만, 그 이면에는 소외된 자들을 향한 구제의 손길이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움직인다. 무슬림들에게 금식은 신에 대한 일방적인 전가(맡겨버림)가 아니라, 타인에 대한 포용으로 완성된다. 

 

이는 기독교가 말하는 "내가 기뻐하는 금식은 흉악의 결박을 풀어 주며 주린 자에게 네 양식을 나누어 주는 것"(이사야 58장)이라는 가르침과 놀랍도록 닮았다. 서로의 종교적 형식은 다르지만, 인간이 자신의 본능을 억제하고 타자의 아픔에 동참하려는 그 숭고한 의지는 신적 성품의 반영을 위한 절규라고 할 수 있다.

 

무슬림들은 이번 2월의 추위 속에 시작될 그들의 라마단 사후르 불빛으로 시작되는 여정을 현대적 삶의 소모적인 리듬에서 벗어나 영혼의 리듬을 회복할 소중한 기회로 여긴다. 또한, 라마단이 끝나고 맞이하는 '라마단 명절'인 '이드 알 피트르'의 환희는 한 달간의 고통이 없었다면 결코 도달할 수 없는 기쁨이라고 말한다. 

 

기독교 관점에서 바라본 금식에 대한 이해

 

오랜 기간 이슬람권에서 지냈던 아신대학교 중동연구원 김종일 교수는 이슬람의 라마단이 정해진 기간에 공동체 전체가 참여하는 거대한 흐름이라면, 기독교의 금식은 더 개인적이고 내밀한 '하나님과의 대면'에 초점을 맞춘다고 말한다. 기독교 전통에서 금식은 단순히 음식을 끊는 행위가 아니라, '내 안의 육적인 자아를 십자가에 못 박는 행위'로 정의된다는 것이다.

 

성경 속의 금식은 중대한 결단을 앞두거나, 감당할 수 없는 고난 앞에서 신의 도우심을 간절히 구할 때 행해졌다. 모세가 십계명을 받기 전 행했던 40일의 금식, 예수 그리스도가 공생애를 시작하며 광야에서 겪었던 시험, 그리고 초대 교회 성도들이 성령의 인도를 구하며 드렸던 금식 기도는 모두 동일한 목적을 지닌다. 그것은 '나의 힘'을 빼고 '신의 권능'이 일하시도록 자리를 내어드리는 것이다.

 

기독교의 금식: '나'를 죽이고 '그'를 살리는 길

 

김 교수는 라마단이 '의무'로서의 숭고함을 지닌다면, 기독교의 금식은 '회복'으로서의 절실함을 지닌다고 말한다. 이슬람의 금식이 공동체적 연대를 통해 신의 명령에 순종하는 장엄한 의식이라면, 기독교의 금식은 상한 심령을 가지고 보좌 앞으로 나아가 내면의 우상을 깨부수는 영적 전쟁에 가깝다. 그러나 두 전통 모두 '결핍'을 통해 '충만'에 이른다는 역설적 진리에서는 궤를 같이한다는 것이다. 

 

기독교의 금식은 이슬람의 라마단 '단식(Fasting)'과는 궤를 달리하는 유난히 독특하고 깊은 영적 지점이 존재한다. 단순히 음식을 끊는 행위라는 외형적 유사성을 넘어, 기독교의 금식이 영적으로 왜 독특하며 내밀한 차이를 가지는지도 김 교수는 계속해서 아래와 같이 설명하고 있다. 

 

'의무'를 넘어선 '복음적 자유'의 발로

 

이슬람의 라마단이 무슬림이라면 반드시 지켜야 할 '다섯 가지 기둥(오주)' 중 하나로 엄격한 종교적 의무(Farz)에 기반한다면, 기독교의 금식은 철저히 복음적 자유 안에서 이루어진다. 성경은 금식을 구원을 얻기 위한 공로나 신의 진노를 피하기 위한 강제적 수단으로 규정하지 않는다. 

 

기독교의 금식은 "신랑을 빼앗길 날이 이르리니 그때에는 금식할 것이니라"(마태복음 9:15) 하신 예수님의 말씀처럼, 주님을 향한 간절한 갈망과 사랑에서 우러나오는 자발적인 반응이다. 이는 무언가를 지켜야 한다는 압박감이 아니라, 너무나 소중한 분을 만나기 위해 다른 모든 즐거움을 잠시 뒤로 미루는 '사랑의 우선순위' 결정이다.

 

'보여주기'가 아닌 '은밀한 대면'의 영성

 

라마단이 전 공동체가 같은 시간에 식사를 멈추고 함께 기도하며 사회적 연대를 공고히 하는 '공개적 선포'의 성격이 강하다면, 기독교의 금식은 철저히 '은밀한 대면'을 지향한다. 예수님은 금식할 때 머리에 기름을 바르고 얼굴을 씻어 사람에게 보이지 말고, 오직 은밀한 중에 계신 네 아버지께 보이게 하라고 명하셨다(마태복음 6:17-18).

 

바로, 이것은 기독교 금식만이 가진 독특한 지점이다. 금식은 타인에게 나의 경건을 증명하는 도구가 아니라, 내 영혼이 하나님과 단둘이 만나는 가장 비밀스럽고 거룩한 데이트와 같다. 군중 속의 고독이 아니라, 하나님 한 분만으로 충분하다는 걸 삶으로 고백하는 고도의 영적 집중력이다.

 

'자기 수양'을 넘어선 '자기 부인'과 '그리스도의 연합'

 

이슬람의 금식이 육체적 욕망을 통제하여 도덕적 자아를 완성해 가는 '수양'의 측면이 있다면, 기독교의 금식은 나라는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내 안에 그리스도가 사시게 하는 '자기 부인(Self-denial)'의 과정이다. 우리는 배고픔을 통해 "사람이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으로부터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사는 줄"(마태복음 4:4)을 깨닫는다. 즉, 금식의 목적은 '더 나은 나'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내 힘으로 살 수 없는 존재'임을 고백하며 전적으로 그리스도와 연합하는 데 있다. 나의 생명줄인 음식을 끊음으로써, 나의 진짜 생명줄이신 예수 그리스도께 접붙임 바 되는 것, 이것이 기독교 금식의 정수다.

 

'금지'가 아닌 '변화'를 향한 촉매제

 

이슬람의 금식이 해가 떠 있는 동안 '하지 말아야 할 것(금지)'에 집중한다면, 기독교의 금식은 삶의 '변화(Transformation)'를 끌어내는 역동적인 촉매제가 된다. 이사야서 58장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금식이 단순히 밥을 굶는 게 아니라, 흉악의 결박을 풀어 주며, 주린 자에게 양식을 나누고 소외된 이웃을 돌보는 '실천적 사랑'으로 이어져야 함을 강조한다. 즉, 기독교의 금식은 내 위장을 비우는 행위에서 끝나지 않고, 그 비워진 자리에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을 채워 세상으로 흘려보내는 통로가 된다. 나를 괴롭히는 고행이 아니라, 세상을 치유하는 신의 에너지를 덧입는 시간인 것이다.

 

그러므로, 기독교의 금식은 차갑고 정형화된 종교의식이 아니다. 그것은 주님 없이는 단 한 순간도 살 수 없다는 한 영혼의 처절하고도 아름다운 고백이다. 이슬람의 라마단이 주는 장엄한 공동체적 교훈을 존중하되, 우리는 우리만이 가진 이 독특한 영적 보화—오직 하나님 한 분과의 은밀한 사랑의 사귐—를 더욱 깊이 누려야 한다고 김 교수는 덧붙인다.

 

작성 2026.02.11 02:03 수정 2026.02.11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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