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 임대차 계약을 둘러싼 법적 분쟁이 갈수록 늘고 있다. 집주인이 소유권을 갖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자유롭게 거주하거나 처분할 수 있다는 인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실거주를 이유로 계약 갱신을 거절했다가 손해배상 책임을 지거나, 월세를 장기간 체납한 세입자를 내보내지 못해 추가 비용을 부담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부동산 전문 변호사들은 “임대차 계약은 사실상 임차인 보호를 전제로 한 고위험 법률 행위”라고 지적한다.
실거주를 이유로 계약 갱신을 거절하려면 단순한 의사표시만으로는 부족하다. 판례는 실거주 의사에 대한 입증 책임이 임대인에게 있다고 본다. 실제 입주 계획, 직장·가족 사정, 기존 주거지 처분 여부 등 구체적 정황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명도 소송에서 패소할 가능성이 높다. 다른 주택을 보유하고 있거나 입주 시점이 불분명한 경우에는 실거주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사례도 다수다.
월세가 장기간 미납됐다고 해서 임대인이 임의로 주거지에 출입하거나 가재도구를 처분하는 것도 위험하다. 점유는 여전히 임차인에게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형사상 책임까지 문제 될 수 있어 통상 명도 소송과 함께 점유이전금지 가처분을 병행해야 한다. 이를 놓치면 임차인이 제3자에게 점유를 이전해 판결의 실효성이 사라질 수 있다.
주택 매매 과정에서도 타이밍이 중요하다. 임차인이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한 이후 매수인이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쳤다면, 매수인은 실거주를 이유로 퇴거를 요구할 수 없다. 실거주 목적의 매수라면 임대차 만기 최소 6개월 전에는 소유권 이전을 완료해야 법적 분쟁을 피할 수 있다.
보증금 반환 단계 역시 함정이 많다. 임차인이 전세자금대출을 이용했고 금융기관이 질권 설정이나 채권양도 통지를 했다면 보증금의 법적 수령권자는 임차인이 아닌 은행이다. 이를 확인하지 않고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반환했다가 금융기관에 다시 지급해야 하는 이중 변제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반환 전 입금처 확인은 필수다.
계약 기간에 대한 오해도 잦다. 1년 계약이라 하더라도 임차인은 법에 따라 2년 거주를 요구할 수 있다. 갱신된 계약 중에는 임차인이 언제든 해지 통보를 할 수 있지만, 임대인은 정당한 사유 없이는 퇴거를 요구할 수 없다. 갑작스러운 해지 통보로 보증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임대인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임대차 계약 초기 단계에서부터 법적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실거주 계획이 있다면 관련 자료를 사전에 확보하고, 명도 조건과 보증금 반환 절차를 특약으로 구체화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제소전 화해 등 예방적 장치를 활용하면 분쟁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임대차 계약은 단순한 거래가 아니라 장기적인 법률 관계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