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컬처가 세계 문화 흐름을 주도하는 시대, 지방자치단체의 문화관광 정책 역시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하다는 문제 의식이 학계에서 제기됐다. 단순히 ‘보여주는 관광’을 넘어, 주민과 방문객이 함께 즐기고 머무는 문화 향유형 정책으로의 전환이 핵심이라는 주장이다.
지난 2월 5일부터 6일까지 충북 청주 오송 한국보건복지인재원에서 열린 ‘2026 한국지방자치학회 동계학술대회’는 이러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다룬 자리였다. 특히 6일 열린 ‘문화예술특별위원회’ 세션에서는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지자체 문화예술·관광 정책의 질적 혁신 방안이 집중 조명됐다.

이번 세션은 강선옥 신한대학교 교수가 위원장을 맡고, 권영우 미래문화관광콘텐츠포럼 대표가 공동위원장으로 참여해 문화 정책 전문가들의 심도 깊은 논의를 이끌었다.
첫 번째 발제에 나선 김정섭 성신여대 교수는 연평균 10% 이상 성장하고 있는 K-콘텐츠 수출 흐름을 언급하며, “지금의 지자체 관광 정책은 여전히 행정이 보여주고 싶은 자원 중심에 머물러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외지인의 실제 욕구와 현 정책 사이의 간극이 크다는 점을 지적하며, 수요자 중심 정책 설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사찰 템플스테이, 민가 숙식 체험, 지역 인물과의 교류 프로그램 등 ‘경험 중심 관광 콘텐츠’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경우, 단편적 체험이 아닌 식문화·생활문화가 결합된 종합적 체류형 서비스 인프라 구축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공급자 중심의 하드웨어 투자에서 벗어나, 문화 경험의 질을 높이는 소프트웨어 중심 정책 전환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이어 발표한 권두현 재미와 느낌연구소 대표는 ‘지역 정책이자 문화 연출로서의 축제’를 주제로 한국 지역축제의 구조적 한계를 짚었다. 그는 해방 이후 행정 주도로 형성된 축제가 여전히 공연 나열식 행사에 머무르고 있다고 지적하며, 축제가 지역 정체성을 담은 종합 문화 퍼포먼스로 재 정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대표는 특히 기획 단계부터 주민이 주체가 되는 민주적 의사 결정 구조와, 이를 완성도 있게 구현할 전문적 연출력의 결합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축제가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주민의 일상 속 문화 향유로 확장될 때 비로소 지역 브랜드 경쟁력이 형성된다는 설명이다.
주제 발표 이후에는 권화숙(세명대), 박행주(용인대), 이현(신한대), 문형석(상명대) 교수가 참여한 종합 토론이 이어졌다. 토론에서는 지방소멸 시대의 생존 전략으로 ‘체류인구 확대’가 주요 키워드로 제시됐으며, 지역 고유의 문화예술 콘텐츠가 사람을 머물게 하는 가장 강력한 동력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강선옥(신한대) 문화예술특별위원회 위원장은 “K-컬처가 세계를 선도하는 지금이야말로 로컬 문화를 세계와 연결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라며, “이번 논의가 학술 담론에 머무르지 않고 각 지자체 현장에서 실질적인 정책 변화로 이어지길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사진=한국지방자치학회 동계학술대회 문화예술특위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