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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 신화극장] 옐브루스산의 ‘두 형제와 산이 된 사랑’

 

[3분 신화극장] 옐브루스산의 ‘두 형제와 산이 된 사랑’

 

안녕하세요. 한나라입니다. 신화는 시간에 새긴 신들의 연대기가 아니라, 세상을 만들어간 인간의 마음이 남긴 흔적입니다. 그래서 신화는 시간이 낡아도 사라지지 않고, 오늘도 우리의 가슴 속에서 숨처럼 되살아나 이야기가 됩니다. [3분 신화극장]은 신들의 이름을 빌려 인간의 얼굴을 비추는 등불입니다. 이제, 이야기의 문을 열어볼까요. Let’s go.

 

오늘은 유럽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 캅카스의 왕관이라 불리는 러시아 옐브루스산에 얽힌 신화, ‘두 형제와 산이 된 사랑’의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아주 오래전, 아직 산들이 이름을 갖기 전의 시대. 캅카스 초원에는 누구보다 강인한 두 형제가 살고 있었습니다. 형의 이름은 엘브루스, 동생의 이름은 카즈베크였죠. 그들은 함께 사냥하고 함께 싸우며 바람처럼 자유로운 형제였지요.

 

그러던 어느 날, 초원에 한 여인이 나타났습니다. 이름은 마슈카였습니다. 그녀의 웃음은 샘물 같았고 눈빛은 새벽의 별처럼 맑았습니다. 두 형제는 동시에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고, 그 순간부터 형제의 심장에는 처음으로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마슈카는 말했습니다.

 

“나는 승자를 원하지 않아요. 피로 증명된 사랑은 사랑이 아니니까요.”

 

두 형제는 말 대신 시험을 택했습니다. 먼저 말을 달려 가장 높은 절벽에 닿는 자가 사랑을 얻기로 했지요. 엘브루스의 말굽은 번개처럼 땅을 갈랐고, 카즈베크의 숨은 짐승처럼 거칠게 울렸습니다. 그들은 서로를 밀치지 않았지만, 서로를 보지 않았고, 눈에는 오직 여인의 얼굴만이 흔들리는 별처럼 맺혀 있었습니다. 결승의 바위 끝에서 두 말이 동시에 멈춰 섰을 때, 승패는 가려지지 않았고 침묵만이 칼날처럼 내려앉았습니다. 그 순간, 사랑은 상이 아니라 저주가 되어 형제의 가슴에 차갑게 박혔습니다.

 

그러나 사랑은 이미 전쟁의 얼굴을 하고 있었습니다. 형제는 결국 검을 들었고 초원은 천둥처럼 울렸습니다. 그 싸움 한가운데에서 마슈카는 두 사람을 말리려다 차가운 강물에 몸을 던지고 말았습니다. 사랑을 잃은 순간, 형제의 분노는 돌처럼 굳어버렸습니다. 하늘은 그 오만함을 보고 침묵으로 답했습니다. 엘브루스는 하얀 만년설을 뒤집어쓴 채 영원한 고독의 산이 되었고, 카즈베크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형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봉우리가 되었습니다.

 

마슈카는 그들 사이에서 작지만 아름다운 산이 되어 끝내 둘을 갈라놓았지요. 사람들은 말합니다. 옐브루스의 두 봉우리는 지금도 서로를 마주보지 않는다고. 눈보라가 거셀수록 그것은 형제가 나누지 못한 말들이 하늘로 흩어지는 소리라고요.

 

그 후로 사람들은 옐브루스산을 올려다볼 때마다 사랑을 얻은 자의 이름이 아니라 사랑을 잃은 자의 침묵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산은 승자의 기념비가 아니라 나누지 못한 마음이 굳어버린 형상이 되었지요. 그래서 옐브루스의 눈은 늘 녹지 않습니다. 사랑을 차지하려 한 순간, 사랑은 이미 떠났다는 사실을 영원히 잊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오늘 밤, 멀리서 산바람이 낮게 울린다면 그건 옐브루스가 들려주는 오래된 경고일지도 모릅니다. 

 

“사랑은 정복이 아니라, 함께 낮아지는 것이다.”

 

한 편의 작은 드라마, [3분 신화극장]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저는 코스미안뉴스 한나라 기자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작성 2026.02.05 09:54 수정 2026.02.05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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