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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시세끼 인권, 전준석 칼럼] 35년 경찰 인권을 말하다

권위주의 시대, 인권의 첫 단추를 끼우다

부천서 사건이 남긴 씁쓸한 교훈

삼시세끼처럼 일상에 스며든 인권

사진출처: ChatGPT

 

나 자신을 여덟 글자로 표현한다면 ‘다시 태어나도 경찰’이다. 35년 동안 경찰관으로 근무했고, 총경으로 퇴직한 뒤에도 여전히 경찰의 삶 속에 있다. 지금은 중앙경찰학교에서 후배 경찰관들에게 범죄피해자 인권을 강의하며, 한국인권성장진흥원 대표로 국가기관과 공공기관을 찾아 인권 교육을 이어가고 있다. 스스로를 ‘삼시세끼 인권을 알리는 강사’라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1986년 여름, 부평경찰종합학교에서 신임 순경 교육을 받던 중 광화문 집회 현장에 투입된 것이 나의 첫 현장이었다. 당시 한국 사회는 민주화를 향해 나아가던 격동기였지만 권위주의의 잔재가 여전히 짙게 남아 있었다. 시민들은 국가와 권력에 대한 비판을 주저했고, 경찰 조직은 강한 위계질서와 상명하복 문화에 지배돼 있었다. 무엇보다 “국가 안보를 위해 필요하다면 일정한 인권 침해는 정당화될 수 있다”는 인식이 만연했다.

 

그 시대의 어두운 단면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건이 1986년 발생한 ‘부천서 성고문 사건’이다. 여대생 권인숙 씨가 경찰의 권력을 이용한 성고문의 피해자가 되었고, 이 사건은 한국 사회 전반에 큰 충격을 남겼다. 정권은 사건을 축소하려 했고 언론은 침묵했지만, 시민들은 이 사건을 계기로 인권 침해를 더 이상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는 여성 인권 향상과 성범죄 인식 변화뿐 아니라 한국 사회 전반에서 인권 감수성을 일깨운 분수령이 됐다.

 

순경 시절의 나 역시 범죄자의 인권을 떠올리지 못했다. 범죄자들도 스스로의 권리를 자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인권은 권력자만의 특권처럼 여겨졌다. 경찰 내부에서도 동료 간 존중은 뒷전이었다. 상급자의 지시는 절대적이었고, 잘못은 하급자 몫이었다. 돌이켜보면 당연하게 여겼던 많은 일들이 사실은 심각한 인권 침해였다.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주저 없이 이렇게 외치고 싶다. “내 인권, 함부로 침해하지 마라.”

 

경찰관으로 살아오며 깨달은 것은 단순하다. 우리 사회가 진정한 인권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차이를 존중하는 문화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차별이 사라지는 순간 인권은 성장하고, 사람은 존엄을 지킬 수 있다. 인권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하루 세 끼 밥처럼 늘 곁에 있어야 할 삶의 기본이다. 과거를 돌아보면 씁쓸한 기억이 많지만, 그 반성을 바탕으로 오늘의 인권 의식을 조금씩 자라왔다. 앞으로 경찰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다시 태어나도 인권을 존중하는 사회”를 만들어가길 바란다.

 

칼럼니스트 소개

 

 

전준석 칼럼니스트는 경찰학 박사를 취득하고 35년간 경찰관으로 근무한 뒤 총경으로 퇴직해 한국인권성장진흥원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인사혁신처,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등에서 전문강사로 활동하며 성인지 감수성, 4대 폭력 예방, 양성평등, 리더십과 코칭, 인권 예방, 자살예방, 장애인 인식 개선, 학교폭력 예방 등을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는 『범죄심리학』, 『다시 태어나도 경찰』, 『그대 사랑처럼, 그대 향기처럼』, 『4월 어느 멋진 날에』가 있다.

 

경찰관으로 35년간 근무하면서 많은 사람이 인권 침해를 당하는 것을 보고 문제가 있음을 몸소 깨달았다. 우리 국민이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차이를 인정하는 마음을 갖게 되면 차별이라는 것이 없어지고 인권이 성장할 것이다. 그런 생각에서 [삼시세끼 인권, 전준석 칼럼]을 연재 중이다.

 

 

 

작성 2025.09.25 12:38 수정 2025.09.25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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